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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마우로 F. 기옌) (리더스북) 수직적 관점과 비교하여 수평적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요소들 사이에 위계가 있다기보다는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죠. 또한 노년층, 개발도상국 등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들을 조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 인구 구조를 보면 실버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중시되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지역의 성장 가능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냐, 가나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휴대폰 결제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보편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더보기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인물편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위즈덤하우스) 얼마 전에 읽은 한국사 365처럼 전자책으로 틈틈이 읽기에 좋았습니다. 인지도가 아주 높은 인물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계기로 알고 있었던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잘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기독교 종교인들 중에는 이번에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이 여럿이었죠. 기독교의 종파는 이 책에 나오는 것만 해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가톨릭의 경우 여러 수도회와 수녀회가 있었습니다. ‘오컴의 면도날’ 개념으로 유명한 오컴의 윌리엄은 그리스도의 사도라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당시 교황이 반대해서 둘은 심하게 대립했다고 합니다. 365명이 대체로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고대에도 현대에도 흥미로운 행적과 발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부패 정치인 트위드가 한 이 말.. 더보기
디지털 헬스케어 - 의료의 미래 (최윤섭) (클라우드나인) 관련 전공자든 아니든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가독성 좋은 개론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 ‘혁신’(또는 ‘합리화’)을 주장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나라 의료 기술의 수준은 규제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23andMe, 핏빗 등 이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던 회사들의 이름도 몇 개 익힐 수 있었습니다. 더보기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한겨레출판)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서너 페이지의 에세이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었습니다. 하나하나가 잘 읽히는 글이었죠. 그래서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그 중 ‘분노사회’는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비교적 최근인 2020년 1월에 나온 책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포함해서 지금 시대와 세대의 모습을 잘 풀어내고 있죠. 적절한 제안들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편을 갈라 싸우는 문제들 중에는 잘 들여다보면 약자와 약자의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정확히 짚으며 서로 증오하기보다는 손을 잡고 세상의 부조리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요 소재인 인스타그램 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청년들이 소비적이고 즉각적인 ‘이미지’, 그것도 상.. 더보기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지난 겨울방학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면서 신착 자료들이 들어오는 것을 몇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전자책도 많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오디오북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아주 눈에 띄었습니다. '페스트'의 초반 부분을 들어 봤는데 퀄리티가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언가 영상을 보는 건 몰라도 책 내용을 듣기만 하는 것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도서관에 가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빌렸습니다. 빌려온 김에 오디오북과 몇 부분을 대조해 보니 모든 문장을 읽는 건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살리면서 딱 흥미로울 정도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페스트'를 읽기 전에는 ‘킹덤’ 같은 아비규환을 상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정도가 좀.. 더보기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해 그전에는 소개 문구에 나오는 아주 대략적인 내용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기도 전부터 저의 마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다른 책들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장소, 환대》의 주제 의식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사실상 어디에든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자가 ‘서바이벌 로터리’를 설명하고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로터리는 여러 명이 동시에 서로 다른 장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 무작위로 한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의 장기를 가져오는 가상의 사회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보험처럼 구성원들의 상호 합의가 .. 더보기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팀 잉골드) (프롬북스) 인류학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인데 요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못 쓴 책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인류학에 대한 저의 배경지식 부족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또한 어쩌면 이 애매함이야말로 이 책의 의의일지도 모르니까요. 인류학 자체가 다른 분야들에 비해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특성이 강한 듯합니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이나 소개 문구를 생각하면, 인류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잘 정리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긴 좋았을 것 같네요. 그래도 몇 가지 인상적인 메시지를 얻어 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진정한 인류학을 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연구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 더보기
BTS 길 위에서 (홍석경) (어크로스) 요새는 아이돌 그룹의 개수가 춘추전국시대를 떠오르게 할 만큼 많아서 흐름을 거의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이름만큼은 아주 눈에 띄었는데 바로 BTS였죠. 뉴스에 자주 나와서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분들의 음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앱에서 신착 도서를 보다가 제목에 BTS가 들어간 책을 발견하자 얼른 빌렸습니다. 사실 옛날에는 수험 때문에 일부러 마음을 안 두려 했던 것이지 원래부터 조금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타오르네', 'IDOL' 등 몇몇 노래가 취향에 맞는다고 느끼고 있었죠. 한마디로 약간의 호기심 정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BTS 길 위에서'는 이제 .. 더보기
크리스퍼가 온다 - 진화를 지배하는 놀라운 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제니퍼 다우드나, 새뮤얼 스턴버그) (프시케의숲) 생명공학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제목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CRISPR-Cas9을 개발한 분이 직접 쓴 책이니 신뢰도도 높다고 할 수 있겠죠. 1부와 2부는 각각 '도구'와 '과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초점이 서로 다릅니다. 둘 중 한 부분만 있지 않고 둘 다 있어서 좋은 과학 교양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부는 CRISPR-Cas9의 원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이전에는 어떤 도구들이 있었으며 이것들과 비교해 크리스퍼만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크리스퍼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 개발되었습니다. 이제는 목록을 만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생물이 크리스퍼.. 더보기
타르튀프 (몰리에르 희곡선집)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07권 '타르튀프'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알라딘 캡처가 책을 구매하면 바로 보이는 표지일 겁니다. 도서관에는 위쪽 사진처럼 겉부분을 벗겨낸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몰리에르의 희곡 세 편이 실려 있습니다.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인간 혐오자' 이렇게 세 편이었죠. '타르튀프'의 주인공 타르튀프는 겉으로는 독실한 종교 수행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위선자입니다. 그는 어떤 집안의 가장인 오르공을 속여 그 집에 빌붙습니다. 그러나 다른 통찰력 있는 가족 구성원들 덕분에 사기꾼이라는 것이 들통납니다. '동 쥐앙'의 주인공 동 쥐앙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마을마다 새로운 여자와 결혼을 하는 인물입니다. ('돈 후안'이라는 발음으로 좀 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