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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

살아있는 한국 신화 - 흐린 영혼을 씻어주는 오래된 이야기 (신동흔) (한겨레출판) 신화는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계속해서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기도 하죠. 천 년이 더 지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제가 즐겨 보는 웹툰 중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각색한 것이 두 편이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들을 예정인 그리스 신화와 미학 관련 교양 수업도 흥미로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신화 중 가장 많이 접한 것은 그리스 신화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신화들에도 관심이 갑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한 책도 읽어 본 적이 있고, 중국 역사를 다루는 ‘고우영의 십팔사략’ 1권은 거의 중국 신화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살아있는 한국 신화》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읽으면서 우리 신화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 더보기
[TOM N TOMS COFFEE] 딸기초코 탐앤치노, 프레즐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탐앤탐스에 갔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탐앤탐스는 이때 처음 가 봤을 겁니다. 그리고 이날 다음에 또 와서 먹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음료를 발견했습니다. 사진에서 아래쪽에 있는 '딸기초코 탐앤치노'입니다. 음료 자체도 맛으로 보나 색상으로 보나 마음에 들었으며 위에 올라간 휘핑크림 및 초콜릿 프레첼도 좋았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프레즐도 좋았습니다. 이렇듯 음료도 빵도 훌륭했지만, 이날 먹은 것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 덕분이겠죠. 더보기
[A TWOSOME PLACE] 레드 벨벳 투썸플레이스에는 흥미가 가는 케이크들이 참 많습니다. '레드 벨벳'은 깔끔한 맛이 참 좋았습니다. 붉은 빵과 크림치즈가 번갈아 조화롭게 나타나죠. 적당히 단단해서 반 이상 먹어도 잘 안 무너지는 것도 소소하게 재미있었습니다. 이날의 케이크 선택에는 예전에 세븐스프링스에서 먹어 본 레드벨벳 케이크의 강렬한 인상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언젠가는 아이클레이를 가지고 놀면서 'my om nom' 게임에 나오는 간식들을 만들려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쿠키 등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색을 섞어 갈색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클레이 케이스에서 알려주는 표준 공식으로 만든 갈색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붉은색과 식욕의 관련성이 떠오르면서 이 갈색은 노란 기가 많고 붉은 기가 부족한.. 더보기
트라우마 사전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윌북) 부제는 ‘작가를 위한 캐릭터 창조 가이드’였습니다. 예전에 소설을 구상해 본 적이 몇 번 있는데 충분한 깊이와 복잡성을 갖춘 캐릭터를 만들기가 늘 어려웠습니다. 플롯에 인물들이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살아서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 느낌의 소설을 쓰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캐릭터의 행동 양식, 결점, 변화 과정은 그의 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온갖 고난과 역경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혹시 자신이 만든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에 고통을 주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이 문장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허구의 세계에서 이야기꾼은 보다 가차 없는 신이며, 창조물의.. 더보기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F. 기옌) (리더스북) 수직적 관점과 비교하여 수평적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요소들 사이에 위계가 있다기보다는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죠. 또한 노년층, 개발도상국 등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들을 조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 인구 구조를 보면 실버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중시되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지역의 성장 가능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냐, 가나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휴대폰 결제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보편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더보기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인물편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위즈덤하우스) 얼마 전에 읽은 한국사 365처럼 전자책으로 틈틈이 읽기에 좋았습니다. 인지도가 아주 높은 인물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계기로 알고 있었던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잘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기독교 종교인들 중에는 이번에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이 여럿이었죠. 기독교의 종파는 이 책에 나오는 것만 해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가톨릭의 경우 여러 수도회와 수녀회가 있었습니다. ‘오컴의 면도날’ 개념으로 유명한 오컴의 윌리엄은 그리스도의 사도라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당시 교황이 반대해서 둘은 심하게 대립했다고 합니다. 365명이 대체로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고대에도 현대에도 흥미로운 행적과 발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부패 정치인 트위드가 한 이 말.. 더보기
디지털 헬스케어 - 의료의 미래 (최윤섭) (클라우드나인) 관련 전공자든 아니든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가독성 좋은 개론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 ‘혁신’(또는 ‘합리화’)을 주장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나라 의료 기술의 수준은 규제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23andMe, 핏빗 등 이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던 회사들의 이름도 몇 개 익힐 수 있었습니다. 더보기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한겨레출판)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서너 페이지의 에세이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었습니다. 하나하나가 잘 읽히는 글이었죠. 그래서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그 중 ‘분노사회’는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비교적 최근인 2020년 1월에 나온 책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포함해서 지금 시대와 세대의 모습을 잘 풀어내고 있죠. 적절한 제안들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편을 갈라 싸우는 문제들 중에는 잘 들여다보면 약자와 약자의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정확히 짚으며 서로 증오하기보다는 손을 잡고 세상의 부조리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요 소재인 인스타그램 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청년들이 소비적이고 즉각적인 ‘이미지’, 그것도 상.. 더보기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지난 겨울방학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면서 신착 자료들이 들어오는 것을 몇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전자책도 많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오디오북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아주 눈에 띄었습니다. '페스트'의 초반 부분을 들어 봤는데 퀄리티가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언가 영상을 보는 건 몰라도 책 내용을 듣기만 하는 것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도서관에 가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빌렸습니다. 빌려온 김에 오디오북과 몇 부분을 대조해 보니 모든 문장을 읽는 건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살리면서 딱 흥미로울 정도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페스트'를 읽기 전에는 ‘킹덤’ 같은 아비규환을 상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정도가 좀.. 더보기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해 그전에는 소개 문구에 나오는 아주 대략적인 내용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기도 전부터 저의 마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다른 책들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장소, 환대》의 주제 의식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사실상 어디에든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자가 ‘서바이벌 로터리’를 설명하고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로터리는 여러 명이 동시에 서로 다른 장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 무작위로 한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의 장기를 가져오는 가상의 사회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보험처럼 구성원들의 상호 합의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