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1. 01:24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신화는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계속해서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기도 하죠. 천 년이 더 지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제가 즐겨 보는 웹툰 중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각색한 것이 두 편이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들을 예정인 그리스 신화와 미학 관련 교양 수업도 흥미로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신화 중 가장 많이 접한 것은 그리스 신화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신화들에도 관심이 갑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한 책도 읽어 본 적이 있고, 중국 역사를 다루는 ‘고우영의 십팔사략’ 1권은 거의 중국 신화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살아있는 한국 신화》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읽으면서 우리 신화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매력으로는 ‘해학’을 들고 싶습니다. 흥부전처럼 민중이 주인공인 조선 후기 고전 소설의 골계미는 유명하죠. 그런데 신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에도 해학적인 정신이 깃들어 있으니 이건 참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이야기 전체를 직접 읽을 때의 재미를 한두 마디 인용구로 옮겨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몇 가지 사례를 적어 두고 싶습니다.


A와 B의 대화 상황에서 A가 뭔가 제안을 했고, B가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른 방법을 주장하면, A가 “그건 그리하자.”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건 A가 신이고 B가 인간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소설 같으면 갈등으로 이어질 만도 한데 한쪽이 생각보다 쉽게 인정하면서 저렇게 말하는 상황이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함흥 무녀 김쌍돌이가 구연한 〈창세가〉에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창조 신으로 나오는 ‘미륵님’이 “물의 근본 불의 근본” 을 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방법을 몰랐는지 풀메뚜기, 풀개구리, 새앙쥐 등의 동물들을 ‘잡아다가 정강이를 때리면서’ 방법을 물어봅니다. 아마 이 ‘미륵님’은 굉장히 거대한 신일 것입니다. 그런데 동물들을 데려다가 딱히 좋게 말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무시무시하게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정강이를 때리면서 물어봤다는 구절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위의 〈창세가〉처럼 한국 신화 중에는 무속인들이 구연한 것이 많습니다. 저자는 구전을 채록한 원문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원형에 가까운 형태의 신화들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보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익숙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접해 온 것들이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바리데기(또는 바리공주)는 말할 것도 없이 아주 유명한 신화고 저자도 두 개의 버전을 따로 실을 만큼 중시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수능특강에 일부가 수록되어 있었던 〈세경본풀이〉도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씩씩하고 맹랑하고 똑똑하고 역력” 한 ‘자청비’가 여주인공입니다.


강림도령이 염라대왕을 잡아 온 이야기는 신과 함께 신화편에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가 동방삭을 잡아 오는 부분은 옛날에 학습만화 ‘Why? 지구’에서 본 기억도 있네요. ‘당금애기’는 어디선가 이름은 들어 봤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후에 삼신이 됩니다. 당금애기는 전형적인 규방 처녀였는데 어느 날 잘생긴 스님이 동냥을 오자 문틈으로 엿봅니다. 그러자 스님이 “아기씨요, 중 구경을 하려거든 문밖에 썩 나서서 보지 문틈으로 보면 나중에 죽어서 지옥으로 갑니다.” 라고 말합니다. “허튼 말로 여겨지지만 (…) 자기 안의 호기심과 욕망을 억누르거나 은폐하지 말고 스스로 당당해지라는 말로 읽을 수 있다.” 라는 저자의 해석은 그럴듯했습니다. 현대인이 보기에 이 스님의 이후 행적은 무책임했지만요.


〈원천강본풀이〉는 원천강을 주재하는 신이 되는 ‘오늘이’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오늘이가 시간의 신이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 사실을 고려하면 이름이 더욱 의미심장하다고 말합니다. 원천강본풀이라는 제목과 오늘이라는 이름은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어디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재작년 수능특강에서 봤던 〈구복여행〉과 비슷했습니다. 여의주 여러 개를 문 이무기가 용이 되려면 하나만 남기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도 〈구복여행〉이 잠시 언급됩니다.


〈차사본풀이〉는 위에서 언급한 강림도령 이야기가 나오는 신화입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강림도령이 등장하기 이전의 앞부분도 제법 흥미롭습니다. ‘버무왕 아들 삼형제’는 ‘과양생이 각시’에게 살해당한 이후 그녀의 아들들로 환생합니다. 자라서 셋이 나란히 과거에 급제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죽었습니다. 드라마 'SKY 캐슬'의 초반 회차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이 박영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의 행보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죠. 다만 〈차사본풀이〉의 삼형제는 과양생이 각시의 자식으로 살 당시 전생에 대한 기억은 없었습니다. 급제를 했다가 죽은 것도 그들의 의도가 아니며 과양생이 각시가 다른 사람이 급제한 줄 알고 “내 앞에서 목숨이 끊어져 모가지가 세 도막으로 부러” 지라고 저주를 했기 때문입니다. 남을 함부로 저주하면 안 되겠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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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22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탐앤탐스에 갔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탐앤탐스는 이때 처음 가 봤을 겁니다. 그리고 이날 다음에 또 와서 먹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음료를 발견했습니다. 사진에서 아래쪽에 있는 '딸기초코 탐앤치노'입니다. 음료 자체도 맛으로 보나 색상으로 보나 마음에 들었으며 위에 올라간 휘핑크림 및 초콜릿 프레첼도 좋았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프레즐도 좋았습니다. 이렇듯 음료도 빵도 훌륭했지만, 이날 먹은 것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 덕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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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18

 

 

 

 

투썸플레이스에는 흥미가 가는 케이크들이 참 많습니다.

 

 

 

 

 

 

 

 

'레드 벨벳'은 깔끔한 맛이 참 좋았습니다. 붉은 빵과 크림치즈가 번갈아 조화롭게 나타나죠.

 

 

 

 

 

 

 

 

 

 

 

 

 

적당히 단단해서 반 이상 먹어도 잘 안 무너지는 것도 소소하게 재미있었습니다.

 

 

 

 

 

 

 

 

이날의 케이크 선택에는 예전에 세븐스프링스에서 먹어 본 레드벨벳 케이크의 강렬한 인상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언젠가는 아이클레이를 가지고 놀면서 'my om nom' 게임에 나오는 간식들을 만들려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쿠키 등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색을 섞어 갈색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클레이 케이스에서 알려주는 표준 공식으로 만든 갈색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붉은색과 식욕의 관련성이 떠오르면서 이 갈색은 노란 기가 많고 붉은 기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많은 양의 붉은색을 과감하게 섞어 넣었더니 갑자기 몹시 맛있는 레드벨벳 케이크 내지는 초콜릿 같은 색이 나와서 거의 클레이를 먹고 싶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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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15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부제는 ‘작가를 위한 캐릭터 창조 가이드’였습니다. 예전에 소설을 구상해 본 적이 몇 번 있는데 충분한 깊이와 복잡성을 갖춘 캐릭터를 만들기가 늘 어려웠습니다. 플롯에 인물들이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살아서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 느낌의 소설을 쓰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캐릭터의 행동 양식, 결점, 변화 과정은 그의 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온갖 고난과 역경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혹시 자신이 만든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에 고통을 주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이 문장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허구의 세계에서 이야기꾼은 보다 가차 없는 신이며, 창조물의 트라우마에 좀 더 과감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고통의 조합을 시도해보시길. 당신의 잔인함은 캐릭터의 매력과 설득력, 그리고 그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재미로 보상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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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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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관점과 비교하여 수평적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요소들 사이에 위계가 있다기보다는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죠. 또한 노년층, 개발도상국 등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들을 조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 인구 구조를 보면 실버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중시되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지역의 성장 가능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냐, 가나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휴대폰 결제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보편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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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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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한국사 365처럼 전자책으로 틈틈이 읽기에 좋았습니다. 인지도가 아주 높은 인물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계기로 알고 있었던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잘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기독교 종교인들 중에는 이번에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이 여럿이었죠. 기독교의 종파는 이 책에 나오는 것만 해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가톨릭의 경우 여러 수도회와 수녀회가 있었습니다. ‘오컴의 면도날’ 개념으로 유명한 오컴의 윌리엄은 그리스도의 사도라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당시 교황이 반대해서 둘은 심하게 대립했다고 합니다.



365명이 대체로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고대에도 현대에도 흥미로운 행적과 발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부패 정치인 트위드가 한 이 말은 풍자 예술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그 빌어먹을 그림 좀 멈추게 해. 신문이 나에 대해 뭐라고 쓰든 상관없어. 내 유권자들은 글을 읽을 줄 모르니까. 그렇지만 빌어먹을, 그림은 볼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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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11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관련 전공자든 아니든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가독성 좋은 개론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 ‘혁신’(또는 ‘합리화’)을 주장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나라 의료 기술의 수준은 규제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23andMe, 핏빗 등 이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던 회사들의 이름도 몇 개 익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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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09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서너 페이지의 에세이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었습니다. 하나하나가 잘 읽히는 글이었죠. 그래서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그 중 ‘분노사회’는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비교적 최근인 2020년 1월에 나온 책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포함해서 지금 시대와 세대의 모습을 잘 풀어내고 있죠. 적절한 제안들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편을 갈라 싸우는 문제들 중에는 잘 들여다보면 약자와 약자의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정확히 짚으며 서로 증오하기보다는 손을 잡고 세상의 부조리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요 소재인 인스타그램 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청년들이 소비적이고 즉각적인 ‘이미지’, 그것도 상향평준화된 이미지를 쫓고 있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핫플레이스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을 중시하는 삶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양식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을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스타를 안 해서 잘은 모르지만 인스타그램을 위한 변명을 덧붙여 보자면, 두 가지 포인트를 떠올려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로 인스타그램에 흔한 인식처럼 허망한 허영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카카오톡도 안 하던 시절에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인스타스러운’ 것들만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시, 자신이 그린 그림 등을 프사로 내걸며 멋지게 자기표현을 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아마 인스타그램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고 보니 사회적인 의제를 담은 캠페인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사실 이건 저자도 짚어 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좀 더 근본적입니다. 유행하는 이미지에 주목하는 ‘인스타스러운’ 삶이 그저 허망한 것은 아닐지 모릅니다. 무엇이 의미 있는지 고전적인 기준으로만 재단하는 태도를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인스타 감성의 생활이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트렌드를 잘 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책을 자세히 보면 이 부분도 저자가 잘 짚어 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책의 내용이 표면적으로만 기억날 때를 대비해서 적어 두고 싶었습니다. 어쨌든 인스타그램의 전반적인 경향으로 말하자면 이 책의 제목대로 ‘절망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 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 감성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떠나서 정말이지 절망이 없죠. 위에 써 놓은 것처럼 인스타를 직접 하지는 않지만 인스타를 설치한 주변 사람들이 보여준 것을 보니 그랬습니다.


이 책은 세상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였습니다. 1부에 있는 ‘세상이 좋아질 것 같은가’라는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세상이 오면 누구나 아파트 한 채쯤은 가지고 어느 정도 생활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이 모두에게 주어질까?” 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보니 ‘음… 아닐 수도.’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이후 3부의 ‘인문학 열풍이 남긴 것’을 보자 역시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10년 전(당시 11세)의 사회 분위기까지는 객관적으로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자를 신뢰해 본다면, 10년 전에 비해 지금은 사람들이 독서를 중시하고, 교양의 가치를 알아주고, 일상과 사회를 비판하는 담론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단언컨대 10년 전만 해도 소수성과 환대에 대해 말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라는 문장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환대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에 이 단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아마 《사람, 장소, 환대》의 영향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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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07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지난 겨울방학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면서 신착 자료들이 들어오는 것을 몇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전자책도 많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오디오북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아주 눈에 띄었습니다. '페스트'의 초반 부분을 들어 봤는데 퀄리티가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언가 영상을 보는 건 몰라도 책 내용을 듣기만 하는 것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도서관에 가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빌렸습니다. 빌려온 김에 오디오북과 몇 부분을 대조해 보니 모든 문장을 읽는 건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살리면서 딱 흥미로울 정도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페스트'를 읽기 전에는 ‘킹덤’ 같은 아비규환을 상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정도가 좀 덜한 예를 들자면 중세 유럽에서 페스트가 돌 때의 덜 발전된 모습도 상상이 되었습니다. 의사들이 새 부리처럼 생긴 옷을 입었던 시기 말이죠. 하지만 '페스트'의 이야기는 그런 모습 또한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꽤나 현대적인 모습이었던 것이죠. 작가의 생몰연도를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1913년에서 1960년). 덕분에 카뮈가 생각보다 훨씬 최근 사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술자가 작품 속에 있는 현실 사람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아서 궁금했습니다. 아주 후반부에 누구인지 밝혀집니다. 그때쯤 되면 슬슬 예상도 가능해지죠.



저에게는 랑베르가 특히 인상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연인을 만나러 가기 위해 밀수꾼들과 접선하여 폐쇄된 도시에서 탈출하려 합니다. 그러나 후에 마음을 바꾸어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환자들을 치료하는 봉사대에 합류합니다. 봉사대의 주축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의사 리외의 태도도 기억에 남네요. 그는 종교도 없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지지하지도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게 의사로서의 의무를 다합니다. 자신은 사람들의 건강을 바랄 뿐이라면서요. 멋진 이름이 붙은 설명도 좋지만 때로는 이런 담백한 동기야말로 멋지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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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01:06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해 그전에는 소개 문구에 나오는 아주 대략적인 내용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기도 전부터 저의 마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다른 책들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장소, 환대》의 주제 의식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사실상 어디에든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자가 ‘서바이벌 로터리’를 설명하고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로터리는 여러 명이 동시에 서로 다른 장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 무작위로 한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의 장기를 가져오는 가상의 사회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보험처럼 구성원들의 상호 합의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뽑힌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어차피 죽을 테니 배신하고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겠죠. 이 사람이 배신하지 않게 하려면 이타적인 이유나 사후의 명예 등등을 가지고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즉 공리주의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공리주의가 비판하는 바로 그 의무론적인 도덕관념과 신성함의 개념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바이벌 로터리의 사례는 너무 극단적인 상상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비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미카제와 같은 역사적 사례를 떠올려 볼 수도 있고, 그런 것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방식이겠지만 현대 사회에도 비슷한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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