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04

마농 레스코 (아베 프레보) (서문당) (+하리보 반지 젤리) '마농 레스코'는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여러 출판사의 여러 번역본이 나와 있었습니다. 동서문화사의 경우 춘희와 묶어서 한 권을 만들었죠. 춘희의 초반부 경매 장면에서 마농 레스코가 등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야기의 분위기에도 비슷한 데가 있고요. 춘희도 참으로 명작이죠. 어쨌든 이번에 보게 된 마농 레스코는 1997년에 서문당에서 나온 판본입니다. 크기가 작아서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마농은 유흥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지 주인공 슈발리에에 대한 사랑 자체는 한결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렸을 때도 슈발리에가 말하자면 그녀의 '제1 연인'인 느낌이랄까요. 확실하진 않지만 제가 기억하기로는 마농은 슈발리에가 찾아와서 설득하면 늘 다시 따라갑니다. 그래서인지 슈발리에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마.. 더보기
쉽게 배우는 단소 (안지영) (음악세계) 이번 학기에 교양 수업으로 단소를 배우고 있습니다. 초보자도 교양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실기 수업이 여러 가지 있는데 비대면 시국의 특성상 학교에서 악기를 대여하기 어려워서 이미 갖고 있는 단소를 골랐습니다. 해금이나 가야금도 흥미롭긴 하지만 사면서까지 듣기에는 역시 좀 부담스럽죠. 이 단소 수업의 교재가 '쉽게 배우는 단소'였습니다. 단소로 불어 볼 수 있는 여러 동요와 민요의 악보가 실려 있었습니다. '첨밀밀'처럼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음악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정간보와 오선보가 같이 실려 있어서 오선보로 박자를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모양은 크고 얇습니다. 이번 학기가 끝날 때쯤에는 높은 음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되면 시도할 수 있는 음악의 폭이 훨씬 넓어지니까요. 더보기
[알라딘 굿즈] 북마크 자 세트 (Freude Am Garten, The Moon and Sixpence, Walden) 개강 초에 교재나 책을 살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번은 마일리지로 알라딘 굿즈 중 북마크 자 세트를 사기도 했습니다. 전에도 한 세트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세 개가 더해져서 6개나 갖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꺼운 책을 읽을 때는 이것들을 번갈아 끼우는 재미를 작은 동력으로 삼기도 합니다. 맨 위의 것은 헤르만 헤세의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Freude Am Garten)', 가운데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 아래쪽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Walden)'입니다. 달과 6펜스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고, 월든은 이름만 들어 봤으며,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지금 처음 들어 보는데 헤세의 작품이라니 흥미롭네요. 더보기
신화의 세계 The World of Greek Mythology (강대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신화의 세계'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재로 그리스 신화가 이해하기 좋게 정리되어 있는 책입니다. 제가 그전에 주로 알고 있었던 가장 유명한 신들은 주로 가이아 계열의 자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다른 계열인 카오스 및 닉스로부터 나온 신들이 갖는 의미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들은 주로 복수, 불화 등의 부정적 개념들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이 책 초반부에서는 신들이 소개되고, 이어서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지막에는 신화 이론도 짤막하게 소개됩니다. 이 부분에서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정상적인 인간 세상을 그린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리스 신화에는 엄청나게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대.. 더보기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리처드 도킨스) (김영사) 리처드 도킨스의 가장 유명한 책은 '이기적 유전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도킨스는 무신론자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죠. '만들어진 신'은 도킨스가 종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입니다. 비슷한 목적으로 이분이 쓴 또 다른 책인 '신, 만들어진 위험'과 세트로 판매되는 것을 온라인 서점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만들어진 신'은 각종 논리와 사례를 유머러스한 어조로 제시합니다. 풍자적인 구절들은 그와 비슷한 입장인 사람들에게는 웃음과 통쾌함을 주겠지만, 독실한 종교인 분들은 조금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어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책의 초반에 있었습니다. 저자의 요지는 종교를 다른 것보다 특별히 예의바르게 다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읽은 이기적 유전자의 문체를 떠올려 보니 비슷.. 더보기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청림출판)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은 돈에 대한 중요하지만 모르거나 잊기 쉬운 사실들을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는 기회비용 이야기에 주목했습니다. 소비를 하면서 기회비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생각해 보는 경우는 많지 않고, 다른 종류의 상품들끼리 비교해 보는 일은 더 적습니다. 그러나 이건 아주 유용한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어느 날 30,000원짜리 테디베어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해 두죠. 그런데 이 3만 원으로는 편의점에서 작은 간식을 15번쯤 사 먹을 수 있으며, 서점에서 고전 두세 권을 살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해 봤을 때 다른 대안들이 더 가치 있다면 저는 테디베어는 사진이나 찍어 두고 가게에서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형이 피로한 순간에 저를 위로해 줄 .. 더보기
빛의 제국 - 에디슨, 테슬라, 웨스팅하우스, 그리고 전류전쟁 (질 존스) (양문) '빛의 제국 - 에디슨, 테슬라, 웨스팅하우스, 그리고 전류전쟁'은 주제는 관심이 있었는데 알라딘을 보니 번역이 너무 직역이라는 평이 있어서 각오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내용이 흥미로워서 빠르게 넘겨가며 읽으니 볼 만은 했습니다. 부제에 쓰여 있는 것처럼 직류 대 교류의 전류 전쟁을 다루고 있으며 주요 인물은 에디슨, 테슬라, 웨스팅하우스입니다. 에디슨은 가끔 허세도 들어가는 유머러스한 인터뷰를 많이 했더군요. 그는 생전에 미국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에디슨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왕성한 발명 능력이었겠지만, 야심차면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언행을 할 줄 알았던 것도 주목할 만한 능력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에디슨은 전류전쟁에서는 꽤나 '더럽게' 싸웠습니다. 교류의 .. 더보기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을유문화사) 세바시 강연 영상을 비롯해 유현준 건축가가 등장하는 여러 영상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식과 주장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학교 건물과 교도소 건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어린이들의 창조성과 행복에 도움이 될 학교 건축을 논한 부분에 적극 공감합니다. 이분이 제안하는 이상적인 학교 건축에 대해 들으며, 비록 대단히 자주 가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여러 번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를 떠올렸습니다. 초·중·고등학교도 그런 모습으로 지을 수 있다면 아주 괜찮을 텐데요. 대학 캠퍼스 중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들이 많은데 초·중·고등학교는 그렇지 못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입시 문화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대학 진학 전까지는 대학에 가면 어떤 놀이든 할 수 있다며 모든.. 더보기
베스킨라빈스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엄마는 외계인 청량리역에서 던킨도너츠에 이어 바로 근처에 있는 베스킨라빈스를 찾았습니다. 저는 주로 이달의 맛을 하나 끼워서 할인된 더블주니어를 먹곤 합니다. 이때는 이달의 맛을 포함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먹어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조합은 '엄마는 외계인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이 조합으로 한 번 더 먹어 보고 싶을 정도로 잘 어울렸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Twinberry Cheesecake)에 대해서는 '블루베리와 딸기로 상큼함을 더한 치즈케이크 한조각'이라는 설명이 나오네요. 엄마는 외계인(Puss in Boots)에는 '밀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 화이트 무스 세가지 아이스크림에 달콤 바삭한 초코볼!'이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더보기
던킨도너츠 - 도넛이 임포스터였다 청량리역 롯데마트에 들어가면 각종 식당과 카페를 볼 수 있는데 이날은 던킨도너츠가 끌렸습니다. 마음만 같으면 모든 도너츠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골랐습니다. '도넛이 임포스터였다'라는 재미있는 컨셉이었습니다. 어몽어스 게임을 직접 해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친숙한 모습이었습니다. 도넛을 먹고 앉은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노트북을 열어 최근 읽은 책들에 대한 기록을 했습니다. '벨아미'에 대해 특히 많은 분량의 글이 나왔는데 언젠가 따로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벨아미는 현실에서 엮이고 싶지는 않지만 소설로 둔다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게 되는 캐릭터였습니다. 겉의 초콜릿도 안의 크림도 모두 맛좋은 도넛이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