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깜찍이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지난 겨울방학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면서 신착 자료들이 들어오는 것을 몇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전자책도 많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오디오북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아주 눈에 띄었습니다. '페스트'의 초반 부분을 들어 봤는데 퀄리티가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언가 영상을 보는 건 몰라도 책 내용을 듣기만 하는 것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도서관에 가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빌렸습니다. 빌려온 김에 오디오북과 몇 부분을 대조해 보니 모든 문장을 읽는 건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살리면서 딱 흥미로울 정도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페스트'를 읽기 전에는 ‘킹덤’ 같은 아비규환을 상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정도가 좀.. 더보기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해 그전에는 소개 문구에 나오는 아주 대략적인 내용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기도 전부터 저의 마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다른 책들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장소, 환대》의 주제 의식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사실상 어디에든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자가 ‘서바이벌 로터리’를 설명하고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로터리는 여러 명이 동시에 서로 다른 장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 무작위로 한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의 장기를 가져오는 가상의 사회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보험처럼 구성원들의 상호 합의가 .. 더보기
츄파춥스 미니 (ChupaChups mini) 저는 츄파춥스를 대단히 좋아하지만 그전에는 많은 수를 마련해 놓고 먹어 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츄파춥스 미니를 한 봉지 사게 되었습니다. 맛은 당연히 기대한 만큼 좋았습니다. 그리고 크기가 조금 작기 때문에 여러 개를 연속해서 먹어도 입이 아프지 않다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오렌지, 사과, 딸기, 초코바닐라, 딸기&크림 다섯 가지 맛이 들어 있었습니다. 다섯 종류의 숫자가 균등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건 3개가 들어 있고 어떤 건 13개가 들어 있기도 했습니다. 따로따로 개수를 맞추어 넣지 않고 무작위로 섞나 봅니다. 더보기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팀 잉골드) (프롬북스) 인류학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인데 요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못 쓴 책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인류학에 대한 저의 배경지식 부족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또한 어쩌면 이 애매함이야말로 이 책의 의의일지도 모르니까요. 인류학 자체가 다른 분야들에 비해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특성이 강한 듯합니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이나 소개 문구를 생각하면, 인류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잘 정리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긴 좋았을 것 같네요. 그래도 몇 가지 인상적인 메시지를 얻어 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진정한 인류학을 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연구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 더보기
BTS 길 위에서 (홍석경) (어크로스) 요새는 아이돌 그룹의 개수가 춘추전국시대를 떠오르게 할 만큼 많아서 흐름을 거의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이름만큼은 아주 눈에 띄었는데 바로 BTS였죠. 뉴스에 자주 나와서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분들의 음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앱에서 신착 도서를 보다가 제목에 BTS가 들어간 책을 발견하자 얼른 빌렸습니다. 사실 옛날에는 수험 때문에 일부러 마음을 안 두려 했던 것이지 원래부터 조금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타오르네', 'IDOL' 등 몇몇 노래가 취향에 맞는다고 느끼고 있었죠. 한마디로 약간의 호기심 정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BTS 길 위에서'는 이제 .. 더보기
크리스퍼가 온다 - 진화를 지배하는 놀라운 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제니퍼 다우드나, 새뮤얼 스턴버그) (프시케의숲) 생명공학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제목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CRISPR-Cas9을 개발한 분이 직접 쓴 책이니 신뢰도도 높다고 할 수 있겠죠. 1부와 2부는 각각 '도구'와 '과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초점이 서로 다릅니다. 둘 중 한 부분만 있지 않고 둘 다 있어서 좋은 과학 교양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부는 CRISPR-Cas9의 원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이전에는 어떤 도구들이 있었으며 이것들과 비교해 크리스퍼만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크리스퍼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 개발되었습니다. 이제는 목록을 만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생물이 크리스퍼.. 더보기
타르튀프 (몰리에르 희곡선집)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07권 '타르튀프'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알라딘 캡처가 책을 구매하면 바로 보이는 표지일 겁니다. 도서관에는 위쪽 사진처럼 겉부분을 벗겨낸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몰리에르의 희곡 세 편이 실려 있습니다.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인간 혐오자' 이렇게 세 편이었죠. '타르튀프'의 주인공 타르튀프는 겉으로는 독실한 종교 수행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위선자입니다. 그는 어떤 집안의 가장인 오르공을 속여 그 집에 빌붙습니다. 그러나 다른 통찰력 있는 가족 구성원들 덕분에 사기꾼이라는 것이 들통납니다. '동 쥐앙'의 주인공 동 쥐앙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마을마다 새로운 여자와 결혼을 하는 인물입니다. ('돈 후안'이라는 발음으로 좀 더 .. 더보기
파이썬 코딩 도장 (dojang.io) (남재윤, 길벗) '파이썬 코딩 도장'은 이렇게 책으로도 나와 있고 같은 내용을 dojang.io에 들어가서 볼 수도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공부가 아니라 연습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문구에 적어 놓은 정신을 반영하여 이 책에는 장마다 퀴즈, 연습문제, 심사문제가 있습니다. 이 중 심사문제는 사이트에서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쓴 코드가 제대로 된 것인지 검사를 해주기 때문이죠. 그전에 다른 책으로도 파이썬 공부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앞부분은 좀 빠르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파이썬의 가장 기본적인 문법들이 나오니까요. 나중에는 상속(inheritance)처럼 마냥 쉽지만은 않은 개념들도 하나둘씩 나옵니다. 그렇다고 뒤에 가서 갑자기 확 어려워지거나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해하.. 더보기
베스킨라빈스 - 민트 초콜릿 칩 + 우낀소 민트초코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메뉴죠. 그런데 저는 먹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제가 호인지 불호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스킨라빈스의 유명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봤습니다. 공식 이름은 민트 초콜릿 칩이군요. 이달의 맛이었던 우낀소를 곁들였습니다. 우낀소는 흰 소의 해를 기념해서 1월에 나왔던 메뉴로 소보로가 들어 있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처음 한두 입은 맛있는데 많이 먹으면 점점 풀냄새에 장악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호인지 불호인지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계속 중간 입장에 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더보기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 (미디어숲) 다루고 있는 주제들 자체는 익숙한 것이 많지만, 본문으로 들어가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은 곳이 있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성장에 따라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전기차 및 수소 자동차에 대한 전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전체적으로 저자의 전문 분야인 경제와 금융에 대한 예측이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투자 선택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말이 앞부분에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오해를 방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차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의 가계 부채와 국가 부채가 위험할 정도로 많다는 이야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