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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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놀고 있던 톰, 타키온, 그리고 몇몇 저글링들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는

재빨리 풀숲으로 숨었다.

 

산책로에 나타난 것은 광전사 셋이었다.

풀숲에 숨어 있던 저글링들은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톰은 타키온에게 속삭였다.

 

, 들려?”

 

타키온이 톰의 입을 막으면서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이 어린 저글링들은 모두들 겁을 먹고 웅크려 있었다. 그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자 저글링들은 두려움이 약간은 사라졌는지 풀숲의 틈새로 바깥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운나쁘게도 한 저글링과 프로토스의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저글링은 얼른 다른 곳을 쳐다보았지만, 그 프로토스는 풀숲 쪽으로 걸어왔고, 푸른 사이오닉 검을 뽑아 들었다.

 

 

2503620일의 일이었다.

 

그날은 행성의 테란이나 저그에게는 다음 날에 열릴 작은 파티를 준비하는 그런 하루였다.

 

620일은 프로토스의 함선이 착륙하기 바로 전 날이기도 했다.

 

함선의 이름은 ‘Var'.

영광이라는 의미의 이름이었다.

 

선체는 칼라이를 상징하는 특유의 금색을 띤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 황금빛 함선의 군데군데에는 푸른 수정이 있어서 어디에 있더라도 찬란하게 빛났다.

 

함선은 소박한 탐사선도 아니고, 웅장하고 거대한 전투용 함선도 아닌, 중간 정도 규모의 함선이었다.

 

그러나 날렵한 형태를 띤 이 함선은 그 이름값을 할 만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함선 ‘Var'에는 도합 500명의 칼라이가 탑승해 있었다.

 

이전에 테란이 타고 온 AX70870명이 탑승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인원이었다.

 

함선의 함장은 에리카(Erica)라는 여성 프로토스로, 453세의 중견 조종사이다.

그녀가 함장으로서 근무하는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부함장은 템페스트(Tempest)287세의 유능한 조종사이다.

 

그 외에 이 함선에는 다양한 계급과 직책을 가진 프로토스들이 탑승해 있었다.

 

조종사들, 기술자들, 주로 각종 시설의 경비병 역할을 하는 광전사들은 물론이고 고위 기사도 꽤 많았다.

 

그날 저녁쯤이었다.

 

함선은 행성 근처에 접근해 있었고, 곧 행성의 대기권으로 접근할 예정이었기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함장 템페스트는 고위 기사단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는 의자를 흔들면서 앉아 있는 한 고위 기사에게 인사했다.

 

엔 타로 아둔(En Taro Adun), 니키타.’

 

니키타(Nikita)라 불린 프로토스는 템페스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이제 겨우 77세인, 어린아이라는 것이 확실히 티가 나는 프로토스였다.

어쨌든 그녀는 템페스트의 안부 인사에 대답했다.

 

엔 타로 아둔(En Taro Adun).’

 

니키타는 씩 웃었고, 템페스트와는 일상적인 대화를 몇 마디 더 했다.

 

템페스트는 동료들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는데, 니키타와는 유난히 친해 보였다.

 

사실, 그 둘은 얼마 전에 친구가 되었었다.

 

함선이 본국을 떠나고 얼마 안 되었던 시점이었다.

 

템페스트는 함선 내부의 여기저기를 점검하고 감독하러 다니다가 니키타를 비롯한 고위 기사단과 마주쳤다.

 

그때 니키타는 천진난만한 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템페스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말했다.

 

나는 그대와 함께, 그대는 나와 함께(Ankh laranas, Nas laranakh).’

 

그렇게 니키타가 갑자기 말을 걸어 온 것을 시작으로 그 둘은 몇 마디의 대화를 했다.

 

그러는 동안 템페스트는 그녀가 부함장인 자신에게 별다른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지만 그는 그런 격식을 그다지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었는지 별생각 없이 넘겼다.

 

니키타는 템페스트에게 말했다.

 

넌 친절한 것 같아. 사실 함장은 성격이 별로 좋지 않잖아.’

 

템페스트는 니키타가 갑자기 에리카에 대해 언급하자 의아했다.

 

잠시 후에 그는 언젠가 에리카에게 들었던 말을 기억해냈다.

 

예전에 에리카가 니키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저 니키타라는 고위 기사는 어리지만 특별한 능력들을 가진 것 같군.’ 

 

그렇습니다, 함장님.

 

다른 능력도 뛰어나지만, 특히 이 아이는 고위 기사들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예언(Prophecy)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예언 능력은 단편적으로나마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게다가 니키타의 예언 능력은 비교적 정확한 편이라는 듯합니다.’

 

그랬었군. 저 아이가 가끔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하던데, 예언 능력과 관련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 그렇습니까?’

 

내가 한 말은 별로 신경 쓰지 말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한다는 것이지, 하여튼 별것 아니네.’

   

니키타와 잠시 대화해 본 템페스트는 그녀가 재미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 꼬마 아가씨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덕분에 금세 친해졌다.

 

620일 저녁에 그들은 행성의 대기권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

 

외부의 이물질을 반사하는 에너지장이 행성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이 에너지장을 해제할 수 있었다. 이 작업에는 고위 기사들의 사이오닉 능력이 필요했고,

그래서 함선에 고위 기사단이 있었던 것이었다.

 

6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12시 정각에,

그들은 별 어려움 없이 이 행성의 에너지장을 해제하고 행성의 상공에 진입했다.

 

그런 뒤 그들은 바로 에너지장을 다시 복구했다.

 

템페스트는 에리카에게 말했다.

 

일단 행성 대기권의 가장 상층부에 머물겠습니다. 은폐 기능도 활성화했습니다.’ 

 

당분간 그래야겠군. 이곳의 미개한 원주민들을 놀라게 하면 안 되니까.’

 

 

 

 

 

 

 

 

 

 

 

 

 

 

 

 

 

 

 

 

 

 

 

 

 

Posted by 깜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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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05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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