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2. 10:00

3

 

도약 시작.’

 

차원 도약이 시작되었다.

 

코랄에서 그레이스는 시험 운행이 잘 되고 있는지 지켜보기 위해서 인공위성으로 도약 시작 지점 주위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 외에도 몇몇 연구원들이 각자의 집이나 연구실에서 화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함선이 일단 도약을 시작한 것을 보고 그녀는 한시름 놓았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으아아이놈의 만성 피로무진장 졸리네. 게다가 목통증 어깨통증 허리통증!

하필 이런 날 컨디션이 별로군.”

 

그녀는 아예 간단한 스트레칭을 했다. 온몸의 뼈들이 우두둑거렸다.

 

그렇지만 그레이스는 다시 위성 화면에 집중했다.

도약이 끝나고 함선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는 어느 정도 긴장하고 있을 필요가 있었다.

 

차원 도약이 시작되고 10분쯤 후였다. 그레이스는 화면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함선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분명 차원 도약에만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그 뒤에도 며칠 다른 행성에 있다가 돌아와야 하는 함선이었다.

그런데 그래야 할 함선이 도약 시작 지점으로 도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서 돌아왔나? 아니야, 그럴 수는 없다. 도약 중에 다시 돌아온다는 건 어떤 식으로도

설명이 안 돼.’

 

지금 그녀로서는 함선 내의 사람들이 무사한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그레이스는 위성의 적외선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그런데 그녀는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함선에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던 것이었다. 사람뿐 아니라, 함선 내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었다.

고정되지 않은 내용물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죄다 없어져 있었다.

 

그레이스는 연구원 전체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입력했다.

 

비상 상황입니다. AX708이 차원 도약 10분 만에 다시 도약 시작 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바로 재단 ㅇ…

 

그렇지만 다른 연구원이 한발 빨랐다.

그녀처럼 위성 화면을 관측하던 다른 연구원이 모두에게 상황을 전달하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

 

비상 상황입니다. 차원 도약 중인 AX708이 도약 10분 만에 도약 시작 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함선 내의 인원 및 고정되어 있지 않은 모든 내용물들은 사라지고 함선만 돌아와 있는 상황입니다.

문자를 받는 즉시 저에게 다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코랄 IV에 계시다면 지금 바로 아우구스트그라드에 있는 뫼비우스 재단 연구소의 73연구실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 클로이 포스터(Chloe Foster) - ’

 

그녀는 다른 연구원이 빠르게 대처해 준 것이 고마웠다.

 

그레이스는 늘 그렇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답게 침착했다.

 

일단 그녀는 곧바로 연구소로 출발했다. 그녀는 연구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곧 연구소에 도착하였다.

 

그레이스는 메시지에 쓰여 있는 연구실로 신속히 이동했다.

7층 복도는 평소보다도 더 조용했고, 연구원들의 또각거리는 구둣발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레이스는 약속된 연구실에 도착했다. 그녀가 거의 제일 먼저 와 있었다.

연구실 안에는 메시지를 보냈던 클로이 포스터만 앉아 있었다.

 

역시 클로이 씨가 가장 빨리 왔군. 집이 멀어서 계속 연구실에서 지냈으니까.

저분은 나보다 더 피곤하겠네.’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코랄에 있었고, 그래서 얼마 안 되어서 거의 모든 연구원들이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다른 행성에 있는 인원도 화상 통화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이 이 긴급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고 그나마도 연구에서 비교적 덜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다른 행성에 사는 연구원들 중 중요한 사람들은 거의 다 클로이처럼 연구소에서 살다시피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곧 모두에게 연락이 닿았고, 그레이스는 연구의 총책임자였으므로 회의를 이끌었다.

 

모두들 메시지를 받으셨으니 상황을 대략적으로는 아실 것입니다. 메시지의 내용 그대로,

AX708이 차원 도약을 시작하고 약 10분 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도약을 시작한 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함선 내를 투시해 본 결과 고정된 구조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사라졌고,

함선에 탑승한 70명의 인원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레이스는 물론이고 연구원들은 다들 침착했다.

그레이스가 어쩌다 잠깐씩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는 동안 연구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일단 시험 운행에 참여한 인원들에게 연락을 시도하겠습니다.”

 

그레이스와 몇몇 연구원이 곧 연락을 시도했다.

 

운나쁘게도 연락이 불가능했다. 전화는 모두 꺼져 있거나 받지 않았다.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답답한 통화 연결음만이 계속 울렸다.

그렇게 몇 시간 같은 몇 분이 지나고, 전화가 끊기자 불안한 정적이 감돌았다.

 

정적을 깨고 한 연구원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

 

텔레파시를 보내는 게 어떨까요.”

 

그 한 마디를 시작으로, 조용했던 연구실은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

 

우리 중에는 텔레파시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 아는 유령이라도 있으신 분이 있는 건가요?”

 

처음에 텔레파시를 보내는 방법을 제안한 연구원이 그 물음을 듣고는 대답했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데본 스타크 씨가 있습니다만…….”

 

데본 스타크는 발레리안 멩스크의 비서로 전직 유령 요원이었다. 물론 텔레파시 정도는 보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곧바로 데본 스타크에게 연락했다. 그는 앞뒤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야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마찬가지로 유령인 레이아에게 텔레파시를 시도했다.

레이아가 시험 운행에 참여한 큰 이유가 이런 방식으로 비상 연락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웬일인지 텔레파시도 소용이 없었다.

스타크는 아무래도 이들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아직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함선 밖에 있던 이들이 분주한 한편으로, 함선 내에 있던 이들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함선 내의 많은 내용물을 비롯한 함선 내의 이들은 알 수 없는 행성에 표류하였다.

 

그들은 하루 뒤인 622일 오전 830분에 동시에 동면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그들은 이 모든 일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쉘리가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어떻게 된 걸까요?”

 

그들이 표류한 행성은 운 좋게도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었다.

그들이 깨어난 곳은 어떤 아름다운 호숫가였다.

 

거울처럼 모든 것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물, 둘레의 푸른 식물들, 언뜻언뜻 지나가는 물고기들까지.

모든 것이 아름다운 호수였다.

 

잭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이거 뭔 일인지는 몰라도, 잘못하면 호수에 빠져 죽었겠는데.”

 

그들은 갑자기 마주친 이 아름다운 경관에 한동안 조용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말했다.

 

여기는, 꼭 지구 같군요. 모든 테란의 고향 행성인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아름다운 행성이죠.

이곳도 아름답군요.”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놀라고 있었다.

 

다들 휴대전화가 꺼져 있는 와중에,

제이콥은 이런 돌발 상황에는 연구원들의 전화가 올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쳐서 전화를 켰다.

 

전화를 켜자마자 전화가 왔다. 그레이스가 건 것이었다.

 

이런, 이제 전화가 걸리는군요. 모두 무사한가요?”

 

제이콥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인원을 점검했다.

 

. 모두 있고 다친 사람도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지금 어디에 계시죠? 아는 대로 상황을 대충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우리도 지금 무슨 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웬 행성에 표류했습니다.

보아하니 척박한 곳은 아니군요. 그런데 분명 차원 도약 직후에 동면에서 깨어나도록 설정했는데

왜 이렇게 늦게 깬 건지 모르겠네요.”

 

그건 아마 함선과 분리되면서 받은 약간의 충격 때문에 오류가 생겨서 시간이 바뀐 걸 겁니다.

원래 그런 일은 가끔 있으니까요.”

 

표류한 이들은 함선의 내용물과 함께 표류했기 때문에 곧 쓸 만한 홀로그램 칩을 발견했다.

그래서 홀로그램을 이용해 표류한 이들과 코랄의 연구원들이 화상통화로 연결되었다.

 

덕분에 그들은 서로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이를 종합해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다.

 

종합하면, 차원 도약 중이던 함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약에 실패하고,

함선은 도약 시작 지점으로 돌아왔는데 내용물은 어떤 행성에 떨어진 것이다.

 

 

 

 

 

 

Posted by 깜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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