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30. 21:19

5

 

그것은 어린 저글링이었다.

 

샬롯은 약간 놀랐지만 그 저글링이 자기를 보고 더 놀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어린 저글링이 놀라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면서 말을 걸었다.

 

안녕? 꼬마 친구네. 여기 사니?”

 

샬롯은 저글링이 자기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은 알았다.

그 저글링은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그저 가만히 있었다.

 

 

 

샬롯은 한 번 더 말을 붙여 보았다.

 

이름이 뭐니?”

 

저글링은 발가락을 꼼지락대며 샬롯을 장난스럽게 툭툭 건드렸다.

 

샬롯은 그 저글링이 무척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글링이 이렇게 귀엽고 온순한 존재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글링은 잠깐 머뭇대다가 대답했다.

 

타키온(Tachyon).”

 

샬롯은 저글링이 테란 말을 한 것에 약간 놀랐다.

 

! 테란 말을 할 줄 아는 거니?”

 

저글링은 머뭇거리며 대답이 없었다. 그러더니 곧 도망가 버렸다.

원래 저글링은 빠르지만 이 저글링은 특히 발이 빨라서 뛰어다니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샬롯은 어린 저글링의 천진난만함이 자꾸 떠올라 실실 웃으면서 막사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특이한 이름이네. 타키온이라면빛보다 빠르다는 건가.’

 

잭이 그런 샬롯을 보고 물었다.

 

즐거워 보이는데, 뭐 재밌는 일 있었나요?”

 

, 스미스 씨! 잘 만났네요. 사실은 방금 전에 웬 저글링을 봤어요.”

 

잭은 놀라며 진짜 저그를, 저글링을 본 거냐며 몇 번이나 되물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저글링이 공격하지는 않았는지도 물어보았다.

 

샬롯은 잭에게 타키온을 본 일을 말해 주면서 그 저글링은 귀엽고 온순하며 전혀 공격적이지 않다고

말해 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금세 여기저기로 퍼져 나갔다.

 

곧 막사는 저그 이야기로 시끄러워졌다. 그렇지만 그들의 막연한 호기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날 오후, 저그는 그들을 직접 찾아왔다.

 

한 저글링이 막사를 돌며 서성이고 있었다. 잭이 샬롯에게 물었다.

 

아까 봤다는 그 저글링인가요?”

 

하지만 지금 찾아온 저글링은 타키온이 아니었다.

 

아닌 것 같은데요좀 더 어린 것 같아요.”

 

저글링은 놀랍게도 테란 말을 유창하게 할 줄 알았다.

 

저는 토머스(Thomas)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톰(Tom)이라고 불러 주세요.

저희의 리더인 헌터킬러(Hunter Killer) 가 여러분을 저녁 만찬에 초대하고 싶어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 편지에 있으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여러분들을 우리의 군락지로 안내할 겁니다.”

 

다들 그 저글링의 언변과 정중함에 놀랐다. 편지 역시 자신의 군락지에 초대하겠다는 정중한 초대장이었다.

 

테란은 전투적인 벌레 떼 정도로 생각했던 저그의 매너 있고 평화로운 행동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의 저그의 이미지가 생각나자

혹시라도 이 초대가 자신들을 해치려는 함정이 아닌지 의심했다.

 

일단 테란은 어느 정도 경계는 하되 이들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톰은 샬롯을 발견했다. 톰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저기, 아침에 타키온 형이랑 마주친 그 분인가요? 분명 형이 아침에 놀러 나갔다가

금발 머리 예쁜 누나를 봤다고 했는데.”

 

샬롯은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 내 이름은 샬롯 로즈야. 그나저나 우리말을 잘하는구나.”

 

다 할 줄 아는 건 아니에요. 저하고 몇몇 친구들, 형들이 테란 말을 할 줄 알아서 통역 노릇을 할 수 있죠.”

 

톰은 신이 나서 빠르게 말했다.

 

이제 저 같은 통역 저글링들의 역할이 커질 거예요. 그래서 기분이 좋아요!

가지고 온 편지도 제가 번역한 거예요.”

 

톰은 처음 본 테란이 신기한지 여기저기를 휙휙 둘러보며 이야기했다.

 

지금 몇몇 분들이 우리가 함정을 팠을까봐 걱정하고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돼요.

헌터 킬러는 좋은 사람, 아니 좋은 저그니까요.

 

그리고 아침에 봤다는 타키온 형은, 우리 중에 제일 빨라요! 그래서 이름도 타키온이죠.

원래 별명이었는데 이름이 되어 버렸지 뭐예요.”

 

샬롯은 톰에게 나이를 물어 보았다.

 

“5살이요. 그리고 타키온 형은 7살이에요.”

 

잠시 후 테란은 저그 군락지로 향했다.

 

톰이 따라오세요. 위험한 곳은 아니니까 걱정은 안 해도 돼요.”라고 하며 앞장섰다.

 

군락지는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생기 넘치는 곳이었다.

 

테란은 이 군락지에서 아주 특별한 점을 발견했다. 특이하게도 이 행성 저그의 군락지들에는 점막이 없었다.

 

건물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건물 주변 아주 작은 영역에 최소한의 점막만 존재했다.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레이아는 다양한 곡선을 그리며 즐겁게 날아다니는 뮤탈리스크들을 보았다. 그녀는 샬롯에게 조그맣게 말했다.

 

조종받고 있지 않아요.”

 

샬롯은 제대로 못 들었지만 굳이 다시 말해 달라고는 하지 않았다.

 

일행은 헌터킬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톰과 헌터킬러는 저그 말로 몇 마디의 대화를 했다.

 

곧이어 헌터킬러는 테란을 반갑게 맞으며 그들을 넓은 홀로 데려갔다.

 

그들은 함께 저녁 만찬을 먹었다. 저그가 준비한 음식은 테란의 음식과 비슷했다.

원래부터 식사가 테란과 비슷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준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헌터킬러는 테란 모두를 향해 말했다. 통역은 역시 톰이 맡았다.

 

반갑습니다. 우리는 이 행성에 사는 토착민입니다. 오랫동안 이곳에 우리들끼리만 살아왔죠. 

즐거운 생활이었지만 조금은 단조로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을 만나니 좋은 변화가 생긴 것 같군요. 게다가 여러분들은 평화적이고 좋은 분들이니까,

우리와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헌터킬러는 테란에게 어떻게 해서 이 행성에 왔는지 물었다.

 

그들은 약간 고민했지만 이들의 친절한 태도 덕에 이곳 저그에 대해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이 행성에 왔는지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제이콥이 대표로 말했다.

 

우리는 차원 도약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연구를 위해 작은 함선 하나를 가지고

시험 운행을 해 봤죠.

 

그런데 차원 도약 중에 알 수 없는 문제로 함선은 도약을 시작한 지점으로 되돌아갔고

함선 안에 있던 물건들과 우리만 이 행성에 떨어졌습니다.

 

우리 역시 여러분의 친절하고 평화로운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여러분들과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저녁 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식사가 될 것 같네요.”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각자 머무는 집으로 되돌아갔다.

잭은 해먹에 누워서 생각했다.

 

오늘은 정말 다이나믹한 하루였어. 저그를 만나고 잘 지내 보기로 하는 것까지!

갑자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

 

많은 이들이 이와 비슷한 감상을 가지고 이내 잠이 들었다.

 

그런데 레이아는 한참 전부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헌터 킬러, 그들은 사라 케리건을 지키는 그녀 직속의 최정예 히드라리스크 특수부대다.

아까 그 자도 그들 중 하나일 테고.

 

아니 잠깐만, 그렇다면 그 헌터 킬러는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아까 사람들을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테고, 나랑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없어 보이는군.

 

하긴, 다들 사라 루이스 케리건(Sarah Louise Kerrigan), 그녀의 악명은 들어 보았겠지만,

헌터 킬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 그래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거군.’

 

 

 

 

 

 

 

 

 

 

 

 

 

 

 

Posted by 깜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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