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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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어느덧 테란이 행성에 온 지도 1년이 다 되어 갔다.

 

2503620.

그들은 내일인 621일에 행성 도착 1주년 기념으로 작은 파티를 열기로 했다.

파티 준비를 위해 다들 평소보다 약간 분주했다.

 

그들은 이제 완전히 행성에 정착했다. 1년 동안 그들의 생활에는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 테란은 텐트와 천막으로 대충 만든 임시 막사에 살았다.

그렇지만 이제 그들은 나무와 벽돌 등의 자연 재료로 집을 지어서 번듯한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마을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모양의 집들이 있었다.

한 명이 혼자서 사는 집도 있었고, 마음이 맞는 2~3명이 한 집에 함께 살기도 했다.

 

테란의 식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 사냥과 채집, 낚시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던 테란은 이제 농경과 목축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인구가 70명 그대로였기 때문에 대규모의 농경이나 목축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들은 무엇이든지 필요한 만큼만 소비했다.

 

이런 생활은 이 행성의 경이로운 자연을 보존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생활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지구를 비롯해 앞선 거의 모든 행성에서의 실패,

환경이 파괴되어서 생겨난 폐해와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협동해서 자급자족하는 작은 공동체였고, 화폐나 시장, 정부나 선거 등 

경제적, 정치적인 갖가지 개념들은 아직 없었다.

 

각자 잘하는 일이 있으니 분업이 이루어졌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결정할 때면 다 같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정도였다.

 

저그와의 공생도 이들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들의 마을과 아주 가까운 곳에 저그의 군락지가 있었다.

 

이들의 마을 한쪽에는 커다란 창고가 있었다.

거기에는 함선에서 함께 온 것들 중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잡동사니들을 넣어 두었다.

 

잡동사니들 중에는 무기도 꽤 많았다.

 

총기류 등의 간단한 무기는 유용하게 쓰이고 있었고,

그래서 그 창고에는 실질적으로 쓸 일이 없는 중장비들이 쌓여 있었다.

 

제이콥은 통나무로 기둥을 쌓은, 투박해 보이는 1층 나무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함선을 정비하는 기술자인 알렉스(Alex)와 지냈다.

 

덕분에 그들의 집은 잘 만들어져 있는 편이었다. 그 집은 둘이 살기에 딱 알맞은 넓이였다.

알렉스는 깔끔한 성격이었고 그래서 둘의 집은 늘 청결했다.

 

잭의 집은 생김새는 대충 지은 것 같은데 과학자답게 과학적으로 지어진 곳이었다.

또한 그의 집은 어질러진 것 같아 보였지만 그만의 체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집은 철골로 지어 튼튼하고 심지어 1층인데도 불구하고 내진설계까지 되어 있었다.

 

혼자 살기에는 많이 넓어 보이는 집이었고, 넓이에 비해 방의 수가 적어 방 하나하나가 굉장히 넓었다.

잭은 자유롭고 널널한 것이 좋아 혼자서 넓은 집에 살고 있었다.

   

쉘리는 1층짜리 벽돌집에 혼자 살았고, 다락방을 없앤 대신 지붕이 높아서 개방감이 있었다.

그녀는 키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천장이 높은 집을 좋아했다.

 

그녀는 야생 고양이를 길들여서 키우고 있었다.

고양이의 이름은 주디(Judy)’였고 희고 풍성한 털을 가진 예쁜 고양이였다.

 

새끼 때 어미에게 버려지고 다른 야생동물에게 물려 죽을 뻔한 것을 데려와서 키운 것이었고,

그래서인지 쉘리를 무척 잘 따랐다.

 

샬롯과 레이아는 함께 살았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레이아는 혼자 살 생각이었지만 샬롯의 제안으로 마음이 바뀌어 함께 살게 되었다.

 

둘은 2층이고 그 위에 다락방도 있는 벽돌집에 살았다. 그녀들의 집은 무척 아름다웠다.

집 앞에는 정원이 있어서 꽃과 작은 나무들을 가꾸었다.

 

그들은 샬롯이 길들인 몇몇 야생동물들을 데려와 키우려 했다. 하지만 동물들이 레이아를 몹시 경계했고,

그 계획은 취소되었다.

 

층이 많아서 한 층은 그렇게 넓지 않았다. 레이아의 방은 1, 샬롯의 방은 2층에 있었고

다락방은 주로 샬롯이 사색하는 장소였다. 그녀는 때로 다락방에서 책을 읽곤 했다.

 

샬롯은 오늘도 다락방에서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턱을 괴고 잠깐 멍하게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에만 있으니까 더 늘어지고 피곤한데.”

 

그래서 샬롯은 밖으로 걸어 나갔다.

 

샬롯은 가축들이 방목된 넓고 푸른 초원으로 갔다.

거기에는 수의사인 테일러(Taylor)가 있었다. 그는 가축들을 돌보고 있었다.

 

샬롯은 군의관이었지만, 테일러는 행성에 오기 전에는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민간인이었다.

 

그는 내일 열릴 파티를 위해 잡을 가축들을 고르고 있었다. 샬롯은 테일러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내일 먹을 소를 고르고 있는 건가요?”

 

, 지금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어요. 이상한 고기를 먹으면 안 되니까요.”

 

둘은 몇 마디 대화를 했다. 샬롯은 잠깐 동안 초원에 머무르다가 이내 집으로 돌아왔다.

레이아도 그새 집을 비우고 없었다.

 

그러고 보니 레이아가 사과 따러 갈 거라고 했었지, 아마…….”

 

그녀는 사과나무 쪽으로 걸어갔다.

 

마을에는 사과나무를 비롯한 나무들이 군데군데 심어져 있었다.

샬롯은 한 귀퉁이에서 커다란 사과나무와 그 아래에서 사과를 따고 있는 레이아를 보았다.

 

안녕, ! 사과 따는 거면 같이 따자.”

 

좋은데! 나도 방금 여기 와서 얼마 못 땄어.”

 

샬롯과 레이아는 사과를 따서 바구니에 담았다.

바구니가 거의 가득 채워질 무렵에 샬롯은 갑자기 재미있는 생각이 나서 옆에 서 있던 레이아를 툭 쳤다.

 

근데 너 정도면 사과도 염력으로 딸 수 있을 것 같은데그건 무리인가?”

 

할 수는 있지. 그런데 쉽진 않아. 열매를 터뜨리는 건 금방이어도 따는 건 좀힘들 것 같은데.”

 

샬롯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과일 바구니가 꽉 찼다.

 

, 이제 다 땄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맛있겠다, 하나 맛봐야지.”

 

레이아는 잘 익은 사과 하나를 베어먹었다. 그녀는 사과를 우물거리며 사과가 참 달다고 말했다.

 

사과 하나를 다 먹은 레이아는 샬롯에게도 사과를 권했다. 그래서 샬롯도 사과를 한 개 먹어 보았다.

그녀는 그렇게 많이 먹을 생각은 없었는지 조금 작은 사과를 골랐다.

 

샬롯도 사과의 새콤달콤한 맛에 감탄했다. 샬롯은 말했다.

 

사과 정말 맛좋다. 맛보길 잘했네.”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집에서 혹은 밖에서 이 행성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고 있었다.

 

샬롯과 레이아는 조금 일찍 자기로 했다. 샬롯은 레이아에게 말했다.

 

좋은 꿈 꿔!”

 

고마워.”

 

레이아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 편이었다. 꿈을 잘 잊어버린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듯하다.

 

그날 밤, 샬롯의 인사 덕분인지 레이아는 정말로 꿈을 꾸었다.

 

아주 오랜만에 꾸는 꿈이었다.

 

 

 

 

 

 

 

 

 

 

Posted by 깜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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