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5. 19:01

2

 

그날 밤이었다.

 

레이아는 몰래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노력했고 거의 성공했지만

집을 나가기 직전에 난로를 발로 찼고 큰 소리가 났다.

 

그 때문에 샬롯이 부스스 깨어나서 레이아를 발견했다.

 

어디 가? 다 자고 있을 시간인데.”

 

레이아는 변명거리를 생각하려 했지만 포기했다.

 

행성 밖으로 갈 거야.”

 

샬롯은 그 말을 듣고 완전히 잠이 깨 버렸다.

 

에에? 갑자기 왜?”

 

발레리안 멩스크(Valerian Mengsk)가 부탁한 게 있어서.”

 

어떤 부탁인지 물어보면 곤란할까? 그렇겠지?”

 

레이아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분이 나한테 베풀어 준 걸 생각하면 아주 쉬운 일이야.

 

신경 억제제를 제거해 나의 빼앗긴 인성을 찾아 주고,

혼란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 기억과 감정이 서서히 돌아오도록 하는 배려까지 했지.

 

게다가 내 존재까지 없애 줬으니!

내 동기인 노바는 지금쯤 자치령에서 언론을 타고 있을 테지만

나는 그 사람 덕에 내가 원하는 조용한 삶을 살게 됐어.

 

정말이지, 그 아버지와는 참 달라. 적어도 자기 사람은 챙기잖아.

 

내가 거의 민간인뿐이었던 AX708에서 경호원 역할을 했던 것도 그래서고,

이번에는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할 거야.”

 

샬롯은 그저 들어 주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보호막이 있는데 어떻게 나가려는 걸까?’

 

레이아가 그 생각을 듣고 말했다.

 

그건 니키타한테 부탁해 놨으니 알아서 해 줄 거야.

 

어쩌면 꽤 오래 나가 있을 것 같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왜 없는지 물어보면 적당히 말해 줘.

 

네가 아는 대로 다 말해도 괜찮아.

 

굳이 소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 몰래 가는 거지만,

딱히 비밀로 할 것도 없거든.

 

괜히 나 때문에 잠 깼네. 오늘은 늦잠 좀 자. 늘 부지런했잖아?”

 

샬롯은 인사했다. “잘 가.”

레이아는 답했다. “잘 있어.”

 

레이아는 집을 나섰다. 그녀는 창고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

그리고 집 쪽을 잠시 돌아본 뒤 작은 비행기에 탔다.

 

그 비행기는 AX708의 정비 기술자 알렉스 쿡(Alex Cook)이 창고에 돌아다니는 잡동사니로 만든 경비행기이다.

 

심심풀이로 만든 것인 데다가, 재료도 부족해 내구성이 약하고 공격력이 없긴 하지만

이동에 있어서는 그런대로 쓸 만했다.

 

레이아는 비행기 조종법을 잘 몰랐지만 어느 정도의 자동 조종이 가능했던 덕분에

별 탈 없이 행성을 떠날 수 있었다.

 

 

1주가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레이아는 돌아오지 않았다.

주민들은 그녀를 걱정했지만 곧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2504년 새해가 가까워 오자 주민들은 나누어 먹을 큰 케이크를 만들었다.

 

프로토스들은 케이크를 먹을 수는 없겠지만 함께 새해를 축하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샬롯은 케이크를 장식할 파인애플 사탕을 만들며 생각했다.

 

이 케이크를 레이아와 같이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곧 돌아오겠지…….’

 

발 빠른 장난꾸러기 저글링 타키온(Tachyon)은 샬롯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려 했지만

(Tom)이 샬롯에게 말하려는 시늉을 하자 관뒀다.

 

두 어린 저글링은 파인애플 사탕을 하나씩 얻어먹었다.

 

 

25031231일 밤에 레이아는 돌아왔다.

 

그녀는 딱 좋은 시간에 돌아왔다. 새해 파티가 시작되기 직전에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레이아는 아슬아슬하게 파티에 합류했다.

 

샬롯은 몹시 반가워했다.

그녀는 레이아가 돌아오면 무엇을 하고 온 것인지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정작 돌아오자 잊어버렸다.

 

그들은 가장 정확한 시계인 차원장인 카슨(Carson)의 시계로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12시 정각이 되었다.

 

그날은 250411일이 되었다.

 

주민들은 박수를 쳤다. 타키온이 폭죽을 터트렸다.

폭죽이 레이아의 얼굴에 맞을 뻔했지만 레이아가 민첩하게 몸을 숙인 덕에 별일 없었다.

 

그들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케이크 등의 맛좋은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레이아는 갑자기 일어나 잭에게 다가가더니 그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말했다.

 

저쪽 언덕에 가 봐요.”

 

잭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갑자기 왜죠?”

 

가 보면 압니다.”

 

잭은 레이아가 말한 언덕 쪽으로 갔다.

 

키 작은 풀과 작은 꽃들이 있는, 밤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도 떠오르는,

꼭대기에 앉아 감상에 빠지기 딱 좋은 곳이었다.

 

잭은 언덕 아래에 섰다. 언덕 위에 사람의 형체가 서 있었다.

 

잭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언덕을 올랐다.

 

언덕 위의 사람은 그를 보고 있었다. 서 있던 그 사람은 편하게 앉았다.

 

잭은 꼭대기에 올라갔다.

 

먼저 꼭대기에 올라가 있던 사람의 얼굴이 분명하게 보였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