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4. 22:16

6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이동했다. 하필 아무도 시계가 없어서 시간의 흐름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길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초반처럼 신나게 놀기만 했다면 훨씬 더 짧게 느껴졌겠지만…….

 

어쨌든 도착하기도 전에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착했다. ‘진짜타소니스였다.

 

잠깐, 이러면가짜 타소니스도 있다는 것이 되는 건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진짜’, ‘정말’, ‘사실’, ‘솔직히 말해서같은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도 많이 입력되다 보니 가끔 무의식적으로 출력되지만 가급적 덜 쓰려고 한다.

 

꼭 필요한 때에는 그런 말들을 쓴다. 그런 말들이 없으면 부자연스러워지는 상황이 제법 많다

거짓말쟁이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이렇게 된 걸까.

 

이야기가 완전히 샛길로 가기 전에 타소니스로 돌아가야겠다.

 

 

한 정거장에 도착했다.

 

조종사는 우리를 내리게 한 뒤 비행기를 몰고 어딘가로 떠났다.

그때는 밤이었다. 빛은 낮 못지않게 많았지만 밤이었다.

 

모두 코랄에서 온 우리는 타소니스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기껏해야 며칠 전에 처음 만났지만, 우리는 강한 동료애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린 어깨동무를 하고 서서 정거장의 야경을 감상했다.

 

정거장에는 별로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새로운 성인 인솔자 한 명이 나타났다. 그에 대해서는 별로 알아낸 것이 없었다

그저 운전에 능숙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다. 8명이나 탔지만 좁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리는 첨단 도시들을 계속 지나갔다.

도시의 풍경이야 코랄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새로운 곳에는 새로운 맛이 있었다.

 

우리는 자동차를 처음 타 보는 아이들처럼 창문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있었다.

 

아름답지만 숨 막히는 도시의 야경이 한동안 펼쳐졌다.

 

끝이 없을 것만 같았지만, 어느 순간 창밖의 풍경은 확 바뀌었다.

중심부를 벗어나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자 안 보이던 별이 보였다.

 

빨리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한가로운 그림이었다.

 

우리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탁 트인 풍경, 그리고 한결 깨끗한 공기.

 

꼭 청량음료 같았다오늘이 우주 멸망 전날인 양 게걸스럽게 기름진 고기를 먹어치우다

마시는 사이다의 첫 모금만큼이나 시원했다.

 

자동차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에 멈추어 섰다. 운전하던 사람은 자동차를 몰고 어딘가로 떠났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마을이었다.

 

마을은 타소니스 외곽 지역의 자연 속에 있었다.

 

우리 7명이 그 전원적인 마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제법 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탄 자동차가 더 도착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뜨고 아침이 되었다.

일출은 생각을 잊게 할 정도였다.

 

그곳에 온 사람들은 전부 아이들이었다.

 

갑자기 납치되어 이곳에 모이게 된 우리는 갖가지 궁금증으로 가득 차 웅성거렸다.

 

우리 같은 어린애들을 데리고 뭘 하려는 거야?”

 

어린애들만 모은 이유를 알겠는데. 다루기 쉽잖아.”

 

하긴 애들이 돈 안 주고 부리기도 좋지. 뭐야, 그럼 이거 무슨강제노동 같은 거야?”

 

, 안 좋아, 안 좋아. 끔찍해!”

 

저기, 알고 있어? 이거 정부에서 주도하는 것 같은데.”

 

, 정부?”

 

대충 그런 눈치였어. 지금까지 우릴 옮기던 사람들도 거의 군인이나 공무원 같았단 말이야

그리고 비행기에도 테란 연합 국기가 있었다고.”

 

, 앞으로 뭔 일이 일어날지 도저히 예상이 안 되는데.”

 

그러고 보니 더 이상 차가 안 오나 봐! 마지막 차가 온 지 꽤 됐는데.”

 

그럼 이제 다 온 건가?”

 

잠깐, 여기 우리밖에 없는 거야? 어쩌라는 거지?”

 

갖가지 대화들이 오고 가던 도중, 한 건물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나왔다.

6명의 사람들은 모두 성인이었고 선생님이나 연구자의 느낌이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우리에게 말했다.

 

모두 60명이 도착해 있어야 합니다. 인원을 확인할 테니 잠시 움직임을 자제해 주세요.”

 

인원에 오차는 없었다.

 

여러분은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양한 곳에서 특별히 선발되어 온 사람들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뽑힌 것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차차 알게 될 것입니다. 이미 눈치를 챈 친구들도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여러분은 앞으로 이 마을에서 살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은 무료로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일단 마을 전체를 돌도록 하죠. 모두 우리를 따라오세요.

 

줄을 서면 더 좋습니다. 선택은 자유지만요.”

 

우리 60명은 이럴 때는 질서가 있는 것이 낫다고 합의했다

그리고 아주 반듯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대열을 만들었다.

 

우리는 마을을 돌며 구경했다. 6인의 인솔자들의 설명도 있었다.

 

6인의 인솔자들은 앞으로 선생님이라는 좀 덜 딱딱한 용어로 대체하겠다.

 

 

마을에는 10채가 넘는 집들이 있었다.

그 집들은 모두 아름다운 단독 주택이었다.

 

그리고 식당이 있었다. 학교의 구내식당 비슷한 곳이었다.

식사를 집에서 할 수도 있었지만 이 식당에서 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원할 때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었다.

 

슈퍼도 있었다. 필요한 것은 웬만하면 다 있는 곳이었다

만약 그곳에 없는 것을 원한다면 신청하면 된다. 그러면 도시에서 물건을 보내 주었다.

 

아주 매력적인 실험실도 있었다. 위험한 재료들을 사용할 때는 선생님이 함께했다

물론 안전에 관한 규칙을 잘 지킨다면 그다지 문제될 일이 없었다.

 

컴퓨터 등의 첨단 장비들을 모아 둔 건물도 있었다. 집에도 컴퓨터 등 필요한 기계들이 있었지만

보다 전문적이고 성능이 좋은 것이 필요하다면 그곳을 이용했다.

 

자료실도 있었다. 자료실이라 불러도 좋고 도서실이라 불러도 좋은 곳이었다. 그곳에는 많은 문서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종이책 열람실도 있었다

그 비싼 종이책을 그렇게나 많이 가져다 놓았다는 것은 굉장한 투자를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종이책만의 느낌에 반했다. 다른 여러 친구들도 비록 여러 면에서 효율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종이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것들 외에도 많은 시설들이 있었다. 필요한 건 다 있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 훌륭한 마을에 사는 사람은 60명의 아이들과 6명의 선생님이었다.

 

선생님들은 딱 선생님정도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많은 일상적인 노동들은 컴퓨터와 로봇의 몫이었다.

 

 

마을을 다 둘러본 뒤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여러분은 한 집에 4명씩 배치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한 집에 4명씩 들어갔다.

 

나 역시 한 단독 주택에 배치되어 오랫동안 함께할 친구들과 대면했다.

 

여전히 아침이었다.

 

그날 하루는 온전히 우리끼리의 시간으로 주어졌다.

 

, 다들 반가워! 나는 에이든 폭스(Aiden Fox).”

 

안녕. 내 이름은 그레이스 쿠퍼야.”

 

이름은 유라(Yura), 성은 이(Yi).”

 

난 데이비드 핸슨(David Hanson)이야. 뭐가 될지는 몰라도, 잘해 보자.”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