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5. 21:25

1

 

2503년 연말의 한 하루였다.

 

이건 좀 애매하다. 정확한 날짜를 쓰고 싶어졌다.

 

25031222.

 

작고 아름다운 외딴 행성의 주민들은 즐겁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항상 평화롭기만 한 무료한 일상도 좋겠지만,

종종 위기도 있고 우연한 사건도 있다면 그 평화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일단 잭 스미스(Jack Smith)를 만나 보자. 그는 우모자 출신으로 프로토스에 대해 연구하던 사람이다.

 

연구 자료를 두고 행성에 온 뒤로 그가 과학자로서 일할 일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는 살아 있는 연구 자료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한결 더 활기차게 살게 되었다.

 

그의 지식은 아주 유용하다.

그는 프로토스 주민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프로토스의 신비한 고대 과학 기술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지금 잭은 친구인 그레이스 쿠퍼(Grace Cooper)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

 

평소에도 그레이스는 종종 연락이 온 것을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에

잭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좀 바쁜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오늘따라 왜인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한참 후, 그가 포기하려던 참에 어떤 메시지가 재생되었다.

 

IP 주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잭은 방금 전보다 훨씬 더 큰 불길함을 느꼈다. 그는 길지도 않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말했다.

 

이 친구한테 뭔 일이 생긴 거야?”

 

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면 어떤 극적인 연출이려나? 그런 거면 좋겠는데…….’

 

 

한편, 고위 기사단은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었다.

레이아 에반스(Leah Evans)와 함께 염력 양궁을 하던 니키타(Nikita)도 마찬가지였다.

 

레이아는 니키타가 예언능력으로 뭔가를 느꼈을 때도

종종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화살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렸다.

 

그런데 잠시 후 니키타가 말했다.

 

뭐야 이건?”

 

화살을 볼펜 돌리듯 돌리고 있던 레이아는 뭔 일인데?”라고 물었다.

 

보호 체계가 몽땅 사라졌어. 왜지? 대체 함선에서 뭔 난리가 났던 거야?”

 

그러자 레이아가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나는 모르고 너만 아는 거야? 난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그야, 만들었으니까. 이제 같이 만든 친구들이 곧 모일 거야.”

 

그리고 니키타는 어딘가로 이동했다. 레이아도 따라갔다.

 

 

이동한 곳에는 많은 고위 기사들이 모여 있었다. 고위 기사들은 이 사태에 대해 대화 중이었다.

그들은 먼저 모든 주민에게 알리기로 했다.

 

곧 행성의 주민 모두가 보호 장치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위 기사들은 그들끼리 잠시 동안 대책 회의를 했다.

 

얼마 후 한 고위 기사가 앞에 나서서 말했다.

그는 말하면서 과장되게 팔을 흔들었다.

 

이곳을 수호하던 장치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지금으로서는 우리 고위 기사단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책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위 기사단의 힘으로 보호막 정도는 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니 방법을 알아봐야 하겠지만요.

 

그리고 보호 장치가 없어도 우리에게는 우리의 행성을 지킬 힘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 고위 기사의 이름은 켈로서스(Kelossus)이다.

그는 727세의 노련한 전사이며 행성 고위 기사단의 리더이자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켈로서스는 말을 마치자마자 임시 보호막을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니키타가 말했다.

 

사실 이런 작은 행성의 보호막쯤은 나 혼자도 만들 수 있는데.”

 

근처에 있던 템페스트가 이 중얼거림을 듣고 말했다.

 

, 대단한데. 그래도, 여럿이 힘을 모으면 좀 더 안정적이겠지.”

 

그렇긴 하지.”

 

고위 기사단은 둥글게 둘러섰다.

켈로서스가 가까이서 지켜보던 주민들에게 말했다.

 

위험할 수 있으니 좀 더 거리를 둬야 합니다.”

 

모든 고위 기사들이 준비되자 켈로서스가 외쳤다.

 

, , 하나.”

 

그러자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기사단이 이룬 원에서 강한 에너지가 생성되더니 빛을 내며 공중으로 올라갔다.

 

공중으로 올라간 에너지는 넓게 퍼지며 행성의 하늘을 둘러쌌다.

에너지는 밝은 빛을 내며 점점 더 공중을 덮었다.

 

보호막이 완성되자 빛이 점점 약해지더니 완전히 투명해졌다.

나뭇가지를 흔들던 바람도 잠잠해졌다. 하늘은 몇 분 전의 하늘과 다를 것이 없었다.

 

지켜보던 주민들은 이 광경을 보고 신비함과 존경심을 느꼈다.

 

특히 행성에 오기 전에 우모자에서 프로토스의 과학 기술을 연구하던 잭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같이 구경하던 쉘리 콕스(Shelly Cox)에게 말했다.

 

프로토스가 가진 힘은 정말 신기합니다.

이렇게 강력한 에너지장을 즉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군요.

어떻게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쉘리가 맞장구쳤다.

 

그러게요. 이런 신비한 종족에 대해 연구하던 스미스 씨도 대단해요.”

 

하하, 아닙니다. 같은 우모자 사람이었으니 잘 아시겠지만

우리의 프로토스에 대한 존경심과 호기심은 굉장하잖아요? 관련 연구도 활발하고요.

정작 그쪽에서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지만…….”

 

이런 대화들이 여기저기서 오고 가던 도중에 켈로서스가 말했다.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충분히 강력한 보호막이 만들어졌습니다.

한 번 시험을 해 봅시다. 혹시 원거리 무기를 갖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레이아가 말했다. “제가 쓰던 총이 있습니다.”

 

켈로서스는 총을 가져와 달라고 했다. 레이아는 창고에서 짧은 권총을 가져왔다.

오랫동안 쓸 일이 없던 총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그녀는 먼지를 털어냈다.

 

켈로서스는 아무 곳이나 허공을 향해 총을 쏘라고 했다.

레이아는 한 손으로 총을 쐈다.

 

총알이 발사되고 몇 초 후에 하늘에서 순간적으로 번개 비슷한 빛이 났다.

보호막이 총알을 분해해 버린 것이었다. 켈로서스는 말했다.

 

더 강한 공격도 이렇게 될 것입니다.

이 보호막을 제거하고 다시 생성하는 일에는 이것을 생성하는 데 참여한 고위 기사 모두가 필요합니다.

물론, 살아 있다면 말입니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