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동용 삼국지 만화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동용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흥미롭고 도움도 되죠. 저도 최근에 (아마 작년 말이나 올해 초에) 다시 열어 봤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느낌으로 재미있는 역사 만화책을 발견했습니다. '고우영 십팔사략'인데 오늘 1권을 읽었습니다. 중국사의 시작 부분인 만큼 신화도 나옵니다. 그리고 은 왕조, 주 왕조처럼 비교적 현실적인 기록이 있는 시기에 대한 내용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름대로 해석을 거치는 것이 좋을 만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건 만화책으로 각색하면서 그렇게 됐다기보다는 십팔사략의 내용이 원래 그런 것 같습니다.
말희, 달기, 포사에 대한 이야기는 매력적이지만 뭔가 의심스러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하-은(상)-주 왕조의 멸망 과정이 너무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왕조들이 망하는 원리가 실제로 비슷비슷하긴 하지만요. 저 세 명의 특정 인물들이 실재했다기보다는 그냥 그 왕들이 여색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인상 깊게 표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너무 먼 과거여서 진실은 아무도 모르겠지만요.
요순 시대, 소부와 허유, 수양산의 백이숙제, 강태공 등 한국 고전 문학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고사들에 대해 흐름과 함께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 곳에서 들으면서 띄엄띄엄 알던 것들이 이제 연결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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