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피치항공 결항 사태에 관해서

이 글은 특정인 혹은 특정 기업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먼저 알립니다.

또한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 기억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저는 2016년 1월 23일, 오후 4시 25분경에 피치항공의 MM906 비행기로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것 역시 1월 26일에 같은 비행기로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안내가 들려왔습니다.

항공기 정비 및 안전점검 문제로 인해 탑승이 지연되어 오후 5시에 다시 안내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그저 몇십 분 연착이 되는 줄로 알았습니다.

피치항공은 연착이 잦은 항공사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채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내용의 안내는 몇 번 더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5시 정각이 되기 몇 분 전에, 뜻밖의 안내를 들었습니다.

 

항공기 정비 문제로 결항이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착륙 중에 실수가 있어 기체에 손상이 생겼다는 듯합니다.

 

비행기 여행을 하다 보면 연착은 자주 겪게 마련이었지만 결항은 드문 일이었고,

저 역시 이용하려던 항공편이 결항되는 일은 그 날 처음 겪었습니다.

 

 

결항에 관한 첫 안내를 들은 후로 게이트 앞에서만 1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200명에 가까운 이용객들이 있었기 때문에 매우 혼잡한 상태였고,

한참 동안 줄을 서서 막연히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출국한 지 몇 시간 만에 다시 입국했습니다.

덕분에 여권에 'VOID' 도장이 찍힌, 그다지 흔하지 않은 여권소지자가 되었습니다.

 

입국은 했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결항 확인서를 받기 위해 또 다시 1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결국 기대했던 여행은 하지 못한 채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공항에서의 답답한 시간은 끝났습니다.

 

공항 직원들의 대응이 미숙했음은 분명했습니다.

막연히 기다리게만 했던 것은 기본이고,

 

결항 확인증을 발급할 때는 많은 인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탓에 일부 이용객들이 새치기를 해서

한 명씩 질서 있게 해결했다면 금세 끝났을 일이었는데도 시간을 낭비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안내 역시 부정확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항공권 환불에 대한 안내도 잘못된 부분이 있어 일부 이용객들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 항공편 역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전화도 아닌 메일로 뒤늦게 안내했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 메일 확인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여행은 포기하고 항공권, 숙박, 렌트카 환불을 시도했습니다.

 

렌트카는 사고 시 연락하도록 되어 있는 연락처로 연락했습니다.

다행히 상담원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고 말했고, 아마도 렌트카 환불은 잘 해결될 듯합니다.

 

항공권은 아직 환불을 해 준 것도 아니고 환불 신청만 겨우겨우 해 둔 상태입니다.

당시 공항에 있던 피치항공 직원들조차도 환불 신청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자연히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쨌든 항공권은 환불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숙박이었습니다.

 

주말이었던 데다가 게이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근무 시간(9:00 ~ 6:00)이 지나 버려 

어느 곳도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3박 중 첫 번째는 이미 체크인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어차피 거의 환불받을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세 번째를 환불받아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환불 신청을 한 결과

세 번째는 환불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는 환불받을 수 없었습니다.

사이트의 운영 방침에 따르면 오후 6시만 넘기지 않았어도 환불받을 수 있었는데

항공사 직원들의 신속하지 못한 대응으로 시간이 지나 버려 환불받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 연락을 해 봤지만 아마도 환불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저는 너무도 많은 피해를 입었고,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금전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환불받지 못한 비용은 물론이고, 집이 공항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통비도 상당히 지출했으며 

공항 내에서도 식사 비용 등 나름대로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측정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인 피해 역시 컸습니다. 공항에서 낭비한 시간들 역시 제가 입은 피해의 일부입니다.

그 시간 동안 원래대로 여행을 했거나, 혹은 다른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저는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 나쁜 경험만 얻어 간 셈입니다.

 

 

비행기가 고장나서 결항된 것이니 저는 그저 큰 사고를 피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다른 여행객들이 저와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때문에 항공권 등을 예약할 때 업체의 약관이나 정책 등을 잘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숙박이나 렌트카 등을 예약할 때, 가급적이면 현지에서 결제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제 경우에는 여행 전에 미리 금액을 지불했기 때문에 환불을 받기 위해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지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라면 연락해서 취소만 하면 됩니다.

 

결항 등의 불가항력적인 사유는 별도의 위약금 없이 취소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니

금전적인 피해가 훨씬 덜할 것입니다.

 

물론 이 방법도 단점이 있겠지만 적어도 이런 종류의 피해는 입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글은 특정인 혹은 특정 기업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알립니다.

저는 그저 선량한 여행객들이 저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을 뿐입니다.

 

다소 두서없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 점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