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3. 22:27

에필로그

 

250310월쯤 되었을 때…….

 

이제 행성의 주민들은 거의 모두가 서로 알고 지낼 만큼 친해졌다.

 

 

니키타는 레이아의 존재를 감지하고 난 뒤 굉장히 기뻐했다.

 

여기에 이런 실력자가 있었다니! 앞으로 같이 놀자고 해야지!”

 

레이아 역시 니키타와 잘 맞았다.

 

그녀들은 모두 뛰어난 사이오닉 능력자였고, 함께 수련이나 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헤이든은 프로토스에게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알려 주었다.

그가 케리건의 수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은 놀라워했다.

 

대부분 민간인인 테란과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만 살아가고 있던 야생 저그는

케리건과 그녀의 군단에 대해 잘 몰랐다.

 

그렇지만 프로토스 주민들은 기사단이 많아서 저그 군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그들에게는 헌터킬러가 말해 주는 저그의 역사 이야기가 더욱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톰과 타키온 등의 어린 저글링들은 산책길에서의 유쾌하지 않은 기억 때문에 잠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산책로에서 예전처럼 즐겁게 놀곤 한다.

 

 

타키온은 이따금씩 클레이와 경주를 하기도 한다.

 

클레이는 공중을 날아다니는데다가 보통의 뮤탈리스크들보다도 좀 더 빨랐지만,

타키온이 워낙 빠른 저글링이기 때문에 둘의 경주는 늘 막상막하이다.

 

 

잭은 여전히 그레이스와 종종 연락했다.

 

요즘 코랄은 어때? 살 만한가?”

 

글쎄다, 자치령의 황제 폐하께서 썩 잘하고 계시지는 않아서 말이다.

 

갈수록 테란 연합(Terran Confederacy) 때랑 똑같아지는 것 같아서 실망스러워.

어떻게 보면 더 나빠지는 것도 같고.

 

, 나 이런 얘기 하면 수명이 단축되려나?

 

여기 얘기는 이쯤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그렇다면 그쪽은 어때?”

 

여긴 살기 좋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걱정할 게 없어.

 

할 수만 있다면 너도 초대하고 싶지만 알다시피 그럴 수가 없을 것 같다.”

 

행성을 보호하고 있는 체계를 해제하고 생성하려면 고위 기사들의 힘과 몇 가지 장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장비들이 있던 함선이 행방불명되었기 때문에,

 

행성에는 당분간 외부에서 다른 누군가가 찾아올 일은 없을 듯하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3. 1. 15:26

23

 

과학 단체에서 원하는 것이 새끼개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저그는 짧은 시간 동안 애벌레에서 성체로 바로 변태합니다.

 

그런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즉시 전투할 수 있는 개체들이 빠르게 생성되니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그러나 이 행성은 대울의 보호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전투는 거의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전투에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행성에는 새끼 저그, 즉 어린 저그 개체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테란과 마찬가지로 새끼가 태어나서 자라는 방식인 것이죠.

 

이런 방법 역시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투적인 방향이 아닌, 문화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보다 빠르게 배웁니다. 특히 언어를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근처 어딘가에서는 통역 저글링들이 놀고 있겠죠.

 

그 아이들에게 다른 언어를 알려 준 것도 우리였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지만요.

 

알고 계셨을 수도 있지만, 이 어린 통역들은 테란의 언어뿐 아니라 칼라니어도 할 줄 압니다.

 

어쨌든 온 우주에서 몇 안 되는, 새끼 저그를 찾아볼 수 있는 행성이기 때문에 그 광적인 과학 단체의 표적이 되었던 것입니다.”

 

헤이든이 말했다.

 

그럼 얼마 전에 그쪽으로 잡혀 왔던 아이들도…….”

 

헤이든은 말끝을 흐리자 뒤의 내용은 피닉스가 말하게 되었다.

 

그렇습니다. 아마도 갖가지 실험을 당했을 테고,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니키타와 동료들이 데려오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헤이든과 클레이는 저글링들을 구해 준 프로토스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했다.

 

피닉스는 우울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말씀드릴 게 또 있습니다.

 

원래 함장님이 일을 끝낸 후 템페스트 부함장님께 덮어씌우려고 했다는 것은이미 알고 계시겠죠.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함선을 나가 버리는 바람에…….

 

제가 부함장님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피닉스는 건드리면 울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원망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닙니다. 더 건설적인 계획이 있습니다!

 

함장님께서 꾸미는 일은 잘못된 것이고,

그분과 마찬가지로 감투에 눈이 멀어서 함장님을 돕기로 한 저는 오히려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처럼 이 행성의 주민이 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전 함장님을 막겠습니다.”

 

피닉스는 시간을 확인해 보더니 말했다.

 

이런!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부족하겠네요.”

 

피닉스는 급하게 말했다.

 

어쨌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늦어도 며칠 후면 함선은 이 행성을 떠날 것입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곧 화면이 꺼졌다. 피닉스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다들 잠깐 동안 말을 잃었다.

침묵을 깨고 헤이든이 말했다.

 

저 프로토스가 정말 그렇게 해 줄까요?”

 

니키타가 경쾌하게 말했다.

 

잘 될 거야. 이건 확실해!”

 

 

250377, 프로토스의 함선 ‘VAR'는 이 행성을 떠났다.

 

피닉스로부터도 더 이상의 연락은 없었고, 행성의 주민들은 함선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피닉스가 무엇을 했는지 역시 알 수 없었다.

 

행성을 지키고 있던 견고한 방어 체계는 변함없이 존재했다.

 

그들은 그들 모두가 몇 명인지 세어 보았다.

 

70명의 테란, 114명의 프로토스, 228명의 저그.

 

그렇지만 이렇게 종족을 나누어 말하기보다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작고 아름다운 행성에는 412명의 주민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2. 28. 13:30

22

 

피닉스가 훌륭하게 속아 주자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졌다.

 

제이콥은 헤이든에게 다음 계획도 생각해 두었는지 물었다.

헤이든은 경쾌하게 대답했다.

 

마침 방금 전에 떠올랐어요.”

 

그리고 그는 신이 나서 말했다.

 

이야, 오늘따라 머리가 잘 돌아가는데? 계속 좋은 작전이 떠오르고 있어!”

 

니키타도 반색하며 말했다.

 

그럼 이제 또 뭘 하면 될까?”

 

, 다시 피닉스와 연락하면 돼.”

 

그 때 제이콥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러자 헤이든이 말했다.

 

이런, 점심 먹을 때가 조금 지났군! 다들 밥 먹읍시다!”

 

템페스트가 말했다.

 

프로토스는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습니다.”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 달랐던 프로토스는 입이 없었고, 식사를 함께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어떤 주민이 여기에 대해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먹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니, 이런 비극이…….”

 

 

한편, 점심을 빨리 먹고 집에서 할 일 없이 있던 잭은 그레이스와 화상통화를 했다.

 

다른 테란은 연구원들과 연락할 이유가 없었지만 잭과 그레이스는 종종 연락을 했다.

 

그래서 그레이스는 이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두 친구는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

 

이 행성에 오기 전에 했던 연구들을 계속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던 잭은

우모자에 보관되어 있는 자신의 연구 자료들을 그레이스에게 주었다.

 

그레이스는 그 자료들 덕분에 자신의 연구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레이스도 여러 가지 정보를 잭에게 제공해 주었다.

그 날도 그녀는 잭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약간의 인사말이 오고 간 뒤 그레이스는 말했다.

 

, 네가 부탁했던 행성 자원 매장량 조사 결과가 방금 전에 나왔어.”

 

생각보다 훨씬 빠른데?

 

여기 사는 우리도 모르는 정보들을 원격으로 그렇게 빨리 조사하다니.

역시나 대단한데, 그레이스!”

 

하하, 내가 아니라 컴퓨터가 대단한 거지. 이번엔 특별히 성능 좋은 장비를 썼거든!

 

그런데 그 미친 프로토스의 계획, 역시나 이상해. 네가 의심했던 대로야.

 

거주지에 자원이 몰려 있지 않았어. 다른 지역과 비슷했다는 말이지.

게다가 몇몇 희귀 광물들은 거주민들이 없는 지역에 오히려 더 많았어.

 

그러니까 뭔가가 더 있는 거야.

그 프로토스가 원하는 건 이 행성의 천연자원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는 결론이 나오는 셈이지.”

 

역시 그랬군. 처음부터 수상했어.

거주지를 통째로 들어내지 않고 저글링들만 잡아갔을 때부터 이상하다 싶었거든.

 

덕분에 확실해졌네. 고맙게 됐어!”

 

통화가 끝난 후 잭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그 프로토스의 진짜 목적은 뭐지?’

 

그 날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없었다.

 

다음 날의 이른 새벽에 피닉스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세 종족의 대표들은 졸린 눈으로 화면 앞으로 모여들었다.

 

제이콥을 포함한 두세명의 테란, 헤이든과 클레이, 패트리샤, 템페스트, 그리고 니키타까지 왔다.

 

피닉스는 말했다.

 

……, 일단 너무 이른 시간에 연락해서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감시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런 시간대를 골라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니키타가 해 준 말을 듣고 함장님께 찾아가서 사실을 확인해 봤습니다.

 

, 그렇게 놀랄 것 없습니다! 제가 대놓고 물어봤겠습니까?

적당히 떠보기만 했습니다.”

   

그는 뭔가 중대한 이야기를 하려는지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고 말했다.

 

아무래도 저는 이 함선의 함장이 되기는 글렀나 봅니다.

 

분명하게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애매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 나름의 방법으로 따로 조사도 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함장님이 이 행성에서 가져가려고 하는 것은 천연자원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함장님이 원하는 것은 저그의 새끼 개체들의 살아 있는 표본이었습니다.”

   

모인 이들은 경악했다. 니키타는 말했다.

 

얼마 전부터 함장의 진짜 목적이 보일 듯 말 듯 했는데 그게 이런 것이었다니.

지금 맞춰 보니 딱 맞네. 아무래도 네가 정확히 조사한 것 같아, 피닉스.”

 

제이콥도 뜨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그냥 야심 있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정신나간 녀석이었군.”

 

헤이든은 심각한 표정으로 집중하고 있었다.

 

피닉스는 계속 말을 이었다.

 

혹시 모르니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함대 함장 임명과 관련된 분들 중에서 한 분이 어떤 과학 단체를 후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학 단체의 실험들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주로 저그를 실험 대상으로 하는데, 아무리 다른 종족이고 적군이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본 자료만 해도 그 정도인데 실제로는 어떨지 상상도 안 갑니다.

 

그들은 이번에 이곳의 저그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하려 했던 듯합니다.

 

아시다시피 이 행성의 저그는 칼날 여왕과도 관계없기 때문에 대울의 보호를 받고 있었고 원칙적으로는 피실험체로 쓰면 안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입니다.”

   

헤이든이 말했다.

 

그런데하필 왜 이 행성인 것입니까?”

 

피닉스가 대답했다.

 

그건…….”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2. 26. 18:45

21

 

니키타는 에리카 대신 일등 항해사 피닉스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

 

에리카는, 일이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니까 제법 짜증이 나 있겠지.

지금 그 녀석과 연락하면 용기병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욕할지도 모르겠군.

 

저 헤이든이라는 히드라리스크 덕분에 좋은 작전이 만들어졌어.

피닉스 쪽이라면 훨씬 편할 거야.’

 

안녕, 피닉스!”

 

, 니키타네요. 웬일입니까?”

 

피닉스는 에리카보다 훨씬 더 정중했다.

프로토스가 아니었더라도 그는 겉으로나마 매너 있게 행동했을 것이다.

 

내가 또 새로운 걸 알아내서 말이지.”

 

피닉스는 흥미로워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이번엔 또 어떤 미래를 본 겁니까?”

 

에리카가 너 등쳐먹는 거.”

 

피닉스는 아직 니키타의 말뜻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이렇게 물었다.

 

그게무슨 의미입니까?”

 

니키타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에리카가 성공하고 나면 너도 나중에 한몫 챙길 거잖아. 그런데

 

제가 뭔가 챙기다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단지 행성을 정화하라는 함장님의 명령을 따를 뿐

 

정화라……. 그럴듯한 핑계이긴 하지. 그렇지만 너는 원래 목적을 알잖아?

이 행성의 자원을 채굴해 뇌물로 사용하는 것.

 

또 방금 전에 말했듯이 네 지분도 있고.”

 

아닙니다. 이 행성에서 얻게 될 것들 중 제 몫은 없습니다.”

   

니키타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해져도 돼. 문제 삼지 않아. 우리, 그래도 친구 아니었나?”

 

피닉스가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니키타가 다시 웃는 표정으로 잠깐 돌아가는 듯하더니, 다시 태도를 바꾸어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냥 그렇다고 하면 될 것을 계속 둘러대니까 귀찮아졌잖아.

뭔 말 하려고 했는지 까먹었어!”

 

잠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니키타가 다시 말했다.

 

그래, 그 얘기를 하려고 했지. 너는 네 몫을 못 받을 거야.”

 

? 하지만 함장님께서 약속하셨습니다.”

 

  니키타는 뭔가 생각해 둔 것이 있는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몇 초 후 피닉스는 자신의 몫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아서 실토했다.

 

획득한 자원의 일부는 물론이고…….

가능하면 함선의 차기 함장 자리까지 마련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여기까지 듣고 나자 니키타가 안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불쌍한 친구네, 그걸 믿냐. 우리 함장님께서 약 치셔야 될 데가 얼마나 많은데 너 줄 게 남겠어?

 

그리고 에리카가 승진하더라도 차기 함장 내정할 권한은 없을 거야. 아마 본부에서 새로 내려보내겠지.

 

어쨌든 너한테 좋을 건 없을걸.”

 

피닉스는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애써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말했다.

 

니키타의 말이니 믿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 와서 여러분들처럼 나가거나 할 수도 없으니,

그저 상황 봐서 행동하는 수밖에 없겠죠.”

 

너로서는 그렇기는 하지. 더 이상 딱히 할 말은 없네. 그럼 잘 있어!”

 

그 인사말을 끝으로 화면이 꺼졌다.

 

이 대화를 들은 템페스트는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함장 자리에 관심 있어 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 그랬군.’

 

니키타는 헤이든에게 말했다.

 

잘 속는데? 참신한 아이디어 고마웠어.”

 

그러자 헤이든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런데 프로토스끼리는 칼라로 연결되어 있어서 거짓말을 못할 텐데 어떻게 한 거야?”

 

그 반경도 한계가 있거든. 게다가 패트리샤가 어제 말했겠지만,

에리카가 각종 통신 장비들을 못 쓰게 만들어 버렸으니 연결이 될 리가 없지.”

 

헤이든이 또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 함장이 진짜로 약속을 지킬지 안 지킬지 알고 있어?”

 

니키타의 대답은 간단했다.

 

아니, 모르는데.”

 

헤이든이 말했다.

 

그래? 예언 능력이 있다고 해서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예언이 만능은 아냐! 단편적으로나마 미래를 안다는 것뿐이야.

그래도 내 예언은 좀 쓸 만하지만, 역시 완벽하지는 않아.”

 

극소수의 프로토스가 보유하고 있는 예언 능력은 21세기 테란의 일기 예보와 비슷한 원리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로는 예측을 할 수 없기도 하다.

 

니키타가 말했다.

 

모른다고 하기는 했지만, 아마 함장은 계획이 성공한다면 약속을 지킬 거야.

 

이 행성에서 건질 수 있는 게 상상이 안 될 만큼 많으니까.

차기 함장 임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자원이라면 충분하다고 알고 있어.”

 

헤이든이 말했다.

 

그렇지만 이곳을 점령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겠지.”

 

니키타는 잠시 뭔가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렇겠지. 그리고 함장은 이곳을 파괴하지 못할 거야. 아니, 그래야만 해.

 

한쪽에서는 능력으로 인정받으려고 죽도록 수련하는데, 반대편에서는 뒷돈 주고 날로 먹고, 그게 뭐야?

그럼 노력한 이들은 뭐가 되는 건데!

 

그러니까 그런 일이 없도록 어떻게든 막아야지.

게다가 죄 없는 외계 종족을 학살하는 거라면 더더욱 저지해야겠고.”

 

니키타는 에리카의 행동에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사이오닉 능력을 타고나더라도

고위 기사가 되려면 힘든 수련 과정을 거쳐야만 했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에리카가 별로 힘들이지 않고 높은 지위에 오르려 하자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패트리샤가 말했다.

 

우리는 이 행성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함선 내에 남아 있는 병력보다 우리 쪽이 더 강하기 때문에 지금 함장은 이도저도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템페스트도 말했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전투나 마찰도 없이 순조롭게 끝날 것도 같네요.”

 

제이콥이 헤이든에게 말했다.

 

그런데 저 피닉스라는 프로토스를 속이면 어떤 좋은 점이 있습니까?”

 

일단 그는 함장을 불신하게 되겠죠. 그렇게 만든 다음에는

약간의 말재주만 있으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겁니다.”

 

멋지군요.”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2. 25. 18:40

20

 

그런데 우리 함선의 함장이 이런 계획을 세웠습니다.”

 

패트리샤는 에리카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 뒤 계속 말했다.

 

그리고 함장은 대부분의 함대원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렇지만 함장의 계획에 반기를 든 함대원들도 있습니다.

 

그게 우리입니다.

물론 이 세 명이 다가 아니지만, 일단 대표 셋만 온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힘을 합쳐서 함장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싶습니다.

 

이 저글링들을 탈출시켜 준 것은 우리의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이든이 말했다.

 

멋진 계획이군요. 이곳을 파괴하려는 세력을 쫓아내고 나면 계속 여기에 머무르실 것입니까? 우리는 환영합니다.”

 

이번에는 장황한 설명을 마친 패트리샤 대신 템페스트가 대답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반란군인 셈입니다.”

 

다시 헤이든이 말했다.

 

통역 장치도 고맙습니다. 그동안 우리끼리 말이 안 통해 불편이 많았거든요.”

 

제이콥이 말했다.

 

이웃이 더 생기니 좋군요!”

 

그리고 그는 세 프로토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패트리샤는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템페스트가 말했다.

 

테란에게는 인사할 때 손을 맞잡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번갈아가며 제이콥과 악수했다.

니키타가 말했다.

 

아직 함선에 있는 우리의 동료들도 불러와야 하지 않을까?”

 

템페스트가 물론이지.” 라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꽤 많은 프로토스들이 이곳에 소환되었다.

모두 114명으로, 프로토스 함대원 전체의 20%가 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에리카의 반대 세력이 꽤 많은 셈이었다.

 

행성의 거의 모든 테란, 저그, 프로토스가 모였다.

 

프로토스의 상황 설명을 듣지 못한 주민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다시 설명하느라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 114명의 프로토스도 이 행성의 주민이 된 것이었다.

 

어느새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고, 본격적인 논의나 행동은 다음 날로 미루어졌다.

 

다음 날인 72일 아침,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에리카가 이끄는 함선을 물러가게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해 논의했다.

 

행성 주민 모두가 모이려니 인원이 많아서 몇몇 대표들이 모이게 되었다.

나머지 주민들도 좋은 생각이 나면 말해 주기로 했다.

 

무력으로 쫓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충분히 가능하기는 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이쪽의 희생도 감수해야 할 것이었다.

 

그래서 대화를 시도해 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전쟁으로 해결하면 행성 주민들의 피해도 크겠지만 에리카 쪽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었고 그녀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잘만 하면 말이 통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제이콥은 자신이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프로토스들은 찬성은 했지만 뭔가 걸리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100명이 넘는 함대원이 나가 버리자 함선 안은 발칵 뒤집혔다.

 

저글링들까지 함께 사라졌다는 것 역시 곧 알려졌다.

 

에리카는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함대원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집단심리 속에서 그냥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적지 않은 수의 함대원들이 함선을 나가 행성 주민들과 연합했고,

게다가 사라진 함대원들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이들이었다.

 

에리카는 이런 사태는 상상하지도 못했는지 크게 당황했다.

 

그녀는 일단 함선을 이륙시켰지만 다른 어떤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대화를 요청하는 내용의 알림이 왔다.

 

홀로그램 화면에 제이콥의 얼굴이 나타났다.

 

내 이름은 제이콥 윌슨이고, 행성 주민을 대표해서 대화를 요청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게 뭡니까?”

 

에리카는 화면에서 테란의 모습을 보고는 깔보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화? 이런 미개한 것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으려나?”

 

그리고 에리카는 화면을 꺼 버렸다.

 

제이콥 옆에 있던 템페스트가 안절부절못하면서 제이콥에게 말했다.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모든 프로토스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하, 괜찮습니다. 같은 종족끼리도 성격이 가지각색인 건 테란이나 프로토스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뒤쪽에서 대기하던 헤이든과 클레이가 한마디씩 했다.

 

클레이는 책을 읽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고정 관념은 나빠요! 편견을 버리고 열린 대화를!”

 

헤이든은 좀 더 진지했다.

 

그런데 이 정도면 프로토스끼리 얘기하더라도 별 소용은 없을 것 같은데,

꼭 저 프로토스랑 직접 얘기해야 하는 건지…….”

 

그 말을 들은 패트리샤는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네요, 꼭 함장과 직접 대화하지 않고 다른 함대원을 통하는 방법도 있군요!”

 

헤이든이 이번에는 니키타에게 말했다.

 

예언 능력이 있다고 했나?”

 

니키타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헤이든이 말했다.

 

지금 괜찮은 생각이 났는데…….”

 

모두들 헤이든에게 주목했다.

 

네가 사기를 좀 쳐야겠다.”

 

니키타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헤이든을 쳐다봤다. 그리고 뭔가 깨달은 듯이 말했다.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겠다! 완전 천재적인 전략인데!”

 

프로토스들은 헤이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테란과 저그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자 니키타가 말했다.

 

일단 지켜봐. 곧 멋진 구경을 하게 될걸.”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2. 24. 20:01

19

 

얼마 지나지 않아 니키타는 템페스트를 포함한, 함장에게 반대하는 프로토스들이 모인 곳에 돌아왔다.

 

니키타는 그들을 보고 말했다.

 

이거 왜 이렇게 시시해? 더 재미있는 것을 마련해 달라!”

 

패트리샤가 말했다.

 

불행히도 너에게 재미있을 만한 상대는 흔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긴 하지.”

 

니키타는 잠깐 뭔가를 생각하다가 패트리샤에게 물었다.

 

이 저글링들은 이제 집에 데려다 주는 거야?”

 

템페스트가 대신 대답했다.

 

그래야지.”

 

니키타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거리고는 말했다.

 

이번엔 누가 갈 거야? 나도 가? 그러고 싶은데.”

 

패트리샤가 말했다.

 

우리 전부 가야지.”

 

? 이렇게 많은데 한꺼번에 우르르 가게?”

 

그건 아냐. 일단 나, , 템페스트 셋이 가 보고 얘기가 되면 그 때 다 올 거야.”

 

한편, 한쪽 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저글링들은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자 프로토스들 쪽으로 다가왔다.

 

저글링들을 본 패트리샤는 반색하며 말했다.

 

반가워! 저글링들이 이렇게 귀여운 줄은 몰랐는데. 곧 집에 데려다 줄 테니 걱정 마렴.”

 

그 말대로 저글링들은 곧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낮에 놀러 나간 저글링들이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행성의 저그는 물론 테란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불길한 예감을 안고 산책로에 가 봤더니 저글링들이 없어져 있어서 그들은 당황했다.

 

프로토스에 의해 납치되는 것 외에는 다른 경우를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행성의 주민들은 분개했다.

 

하지만 저글링들을 데려올 방법이 당장은 없었다.

 

헤이든은 방 안에서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밖에 나가서 놀지 못하게 했어야 했어……. 군락지 근처이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클레이가 갑자기 방 안으로 급히 날아 들어왔다.

 

아이들이 돌아왔어요!”

 

클레이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속사포처럼 말했다.

 

프로토스랑 함께 왔어요. 그들이 우리의 대표들을 만나고 싶어 해요. 아무래도 가 보셔야 할 것 같아요.”

 

헤이든은 클레이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에는 없어졌던 저글링들, 그리고 프로토스 셋이 있었다.

또한 제이콥을 비롯한 몇몇 테란들, 저그의 무리어미들도 있었다.

 

패트리샤는 헤이든과 클레이에게 무언가를 나누어 주고 귀에 꽂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것은 동시통역 장치였다.

 

헤이든, 클레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미 그 장치를 꽂은 채였고

둘이 오기 전에 프로토스와 이미 약간의 대화를 한 듯했다.

 

패트리샤가 말했다.

 

통역 장치는 계속 가지고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로토스, 저그, 테란 언어는 완벽하게 통역 가능하니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곧이어 소개를 했다.

 

제 이름은 패트리샤, 그리고 함께 온 동료들은 각각 템페스트와 니키타입니다.”

 

저는 헤이든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는 클레이입니다.”

 

패트리샤가 친절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

 

일단 이 아이들을 돌려드려야겠군요.”

 

저글링들은 헤이든과 무리어미들에게 달려갔다.

 

한 무리어미는 눈물까지 흘리며 저글링들을 꼭 안았다.

 

제이콥은 생각했다.

 

감격적인 상봉 현장이로군. 그나저나 이 프로토스들은 정체가 뭘까?

헤이든도 왔으니 이제 말해 줄 것 같기는 한데.’

 

패트리샤가 말을 이었다.

 

다들 궁금하신 듯하니 우리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우리 첫 번째 자손들에게는 대울이라는 규율이 있습니다. 위대한 의무라고도 불리우는 것입니다.

 

대울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약한 외계 종족을 보호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도록 도울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행성에 거주하는 여러분 역시 우리의 보호 대상입니다.

 

오래 전에 우리는 이 행성에 거주하는 저그를 발견했습니다.

 

케리건의 저그 군단이었다면 정화 대상이 되었겠지만,

이곳의 저그는 야생 저그였고 다른 저그 군단처럼 강한 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외부의 침략이 걱정되었습니다.

 

때문에 이 행성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있던 이곳의 야생 저그들을 보호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호받는 종족의 진화를 인위적으로 조종하거나 간섭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숨겼고 여러분은 어떤 존재가 자신들을 멀리서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행성을 둘러싼 보호막 역시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원래 보호막까지 설치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이 행성의 풍부한 자원 때문에 많은 침입을 받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그러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외부 접근을 막기 위한 장치들은 보호막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보호 시스템에 몇 번 오류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이 행성에 이방인들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이방인들은 차 행성에서 오신 두 분과, 수십 명의 테란입니다.

 

오류를 해결한 후에 우리는 행성과 원주민들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행성에 방문합니다.

 

헤이든 씨와 클레이 씨가 왔을 때는 저그 군단의 땅굴벌레만 몰래 파괴하고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두 분이 이곳의 토착 저그와 행복하게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 분의 존재까지 제거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테란 분들이 왔을 때는 함선이 같이 오지 않았습니다.

 

왜 함선은 같이 오지 않았는지는 우리 중에 보호 시스템 설계와 관련된 이가 없어서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보호 시스템이 함선은 걸러 냈지만 여러분은 걸러 내지 못했다는 정도로만 설명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어쨌든 땅굴벌레처럼 다른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는 없었기 때문에,

원래는 여러분들이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공에서 확인만 한 뒤에 문제가 없다면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2. 18. 14:00

18

 

톰은 니키타 쪽을 쳐다보았다.

 

나머지 저글링들은 그저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저글링들이 소란을 피우지 않고 얌전히 있어 주었기 때문에 니키타의 임무는 훨씬 수월해지고 있었다.

 

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니키타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역시 그렇네. 그런 거였어.’

 

니키타는 톰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내가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겠지만,

여기 있는 네 친구들은 그렇지 않아.

 

보다시피 우리는 입이 없어! 우리는 칼라를 통해 연결되어 있고, 대화는 텔레파시로 해.

 

그렇기 때문에 테란이나 저그가 들으면 웅웅거리는 진동이나 아무 의미 없는 지껄임 정도로 들릴 거야.

 

그렇지만 가끔 드물게 우리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 있어.

너처럼 말이야.

 

네 이름이토머스? , 간단하게 톰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니키타의 말을 듣던 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요?”

 

니키타는 대답했다.

 

방금 전에 우리는 텔레파시를 사용한다고 했지? 그래서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지금 너와 네 친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지!

 

이런, 네 친구들이 지금 너를 걱정하고 있구나.

 

저 아이들이 보기에는 내가 너를 해치려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

 

이제 내가 보내는 텔레파시들의 주파수를 살짝 바꿔 볼게. 그러면 보통의 테란이나 저그도 들을 수 있을 거야.’

 

니키타는 템페스트에게 교신했다.

 

주파수 좀 바꿔 줘. 내가 할 수도 있지만 기계로 하는 게 편하잖아?’

 

잠시 후 니키타는 저글링들에게 말했다.

 

, 이제는 모두 내 말이 들려?”

 

저글링들은 놀라서 말은 잘 안 나왔지만 톰이 그랬던 것처럼 고개는 끄덕거렸다.

 

니키타는 이어서 말했다.

 

시간이 아주 많지는 않으니까 간단하게 말할게.

 

아마 너희는 재미있게 놀고 있다가 광전사들한테 잡혀가서 이 함선에 끌려왔을 거야. 맞지?

 

그런데 나는 너희를 빼내서 다시 집으로 데려다 줄 생각이야.

 

그러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행동해 주면 돼.”

 

다른 저글링들은 구해 주겠다는 말에 경계를 풀었지만 타키온은 이렇게 질문했다.

 

우리가 어떻게 믿나요? 엄마가 아무나 따라가지 말랬어요.”

 

의외의 반응을 만난 니키타는 잠시 머뭇거렸다.

잠시 후 그녀는 타키온의 눈높이에 맞게 몸을 조금 숙이고 말했다.

 

보안 교육을 잘 받았구나. 그렇지만 우리는 정말로 너희를 도우러 온 거야.

 

물론 갑자기 나타나서 도와 주겠다고 하면 믿기 힘들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날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

 

여긴 실험실이야. 가만히 있으면 과학자들이 너희에게 온갖 실험을 하겠지.

 

그러니까 나를 믿어 보는 게 낫지 않겠니?”

 

이제 타키온도 어느 정도 경계를 풀었다. 그런데 니키타에게 템페스트의 교신이 왔다.

 

니키타, 아무래도 경비병들을 정면으로 상대해야 할 것 같은데.”

 

뭐야, 같이 소환시키려던 것 아니었어?”

 

원래는 그럴 예정이었는데 대규모 귀환(Mass Recall) 장비에 오류가 생겨서 먹통이 됐어.”

 

니키타는 저글링들에게 말했다.

 

순간이동은못 하지?”

 

당연히 저글링들이 순간이동 능력 같은 것을 보유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니키타는 템페스트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네. 네 말대로 정면으로 뚫어야겠어.

 

어차피 몰래 빼내더라도 나중에는 저글링들이 없어진 걸 알게 될 텐데,

지금 대놓고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게 훨씬 재미있겠는데!”

 

니키타는 저글링들에게 말했다.

 

경비병을 상대해야 해. 일단 너희는 저기 구석에 잘 숨어 있어.”

 

니키타는 안쪽에서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 경비병들이 나타났다.

보통의 실험실에 두는 경비병들보다 좀 더 많았다.

 

니키타는 굉장히 신 나 보였다. 템페스트는 지원이 필요한지 물어 보았지만 니키타는 필요 없다고 했다.

 

템페스트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고위 기사가 말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템페스트가 어리둥절해하자 그 고위 기사는 말했다.

 

저 경비병들 말입니다.”

 

경비병들은 안쪽에서 나타난 니키타와 저글링들을 보고 무기를 꺼내 들었다.

짧은 시간 동안 경비병들끼리 이러한 대화를 했다.

 

함장님께서 주의하라고 하신 반란 세력이다!’

 

그래 봐야 저글링들하고 어린애 하나야. 곧 체포할 수 있어!’

 

경비병들은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자 니키타가 씩 웃더니 역장을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갇혀 버린 경비병들은 말했다.

 

쟤 파수기였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고위 기사들 중에서도 강한 것 같군.’

 

니키타가 경비병들에게 말했다.

 

이봐, 그거 근무 태만이다! 침입자를 안 막고 수다나 떨고 있다니.”

 

한 경비병이 발끈해서 말했다.

 

네가 못 막게 한 거잖아! 너야말로 공무집행방해 중이다!’

 

 

 

니키타가 말했다.

 

? 그게 어딜 봐서 공무? 유치하게 인질 놀이나 하고 말야.”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3분 줄 테니까 마지막으로 기도나 해라.”

 

경비병들은 기도를 하는 대신 역장을 부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러자 니키타가 말했다.

 

굉장히 적극적이구나. 시도는 좋지만 안 될 거다. , 3분 지났다! 잘 가!”

 

니키타는 사이오닉 폭풍을 만들어냈다.

 

보다못한 템페스트가 말했다.

 

그만둬, 니키타! 저 경비병들은 함장의 명령을 수동적으로 따르고 있을 뿐이야! 그냥 안에 가둬 놓고 돌아와!”

 

순수한 사이오닉의 결정체를 보고 두려움을 느낀 경비병들도 말했다.

 

협조하겠습니다. 여기 못 막아서 징계 받는 것보다 지금 당신한테 죽는 게 더 무섭군요.”

 

그러자 니키타는 매우 아쉬워하면서,

경비병들을 그들이 지키고 있던 실험실 안에 가둬 놓고 저글링들을 데리고 갔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6.02.23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6. 2. 3. 06:00

17

 

일단 패트리샤가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 주었다.

 

모두 여러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는 대로입니다. 

 

한마디로 지금 함장 에리카가 제독으로 승진하려는데 본인 능력이 안 돼서 결국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함장이 그녀에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이곳 원주민들의 서식지를 파괴해야 합니다.

 

함장은 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이 일을 단행하려 합니다.

하긴 애초에 양심이 있었다면 뇌물을 쓰려 하지도 않았겠죠.

 

어쨌든 함장은 우리의 위대한 의무를 저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말을 유독 열심히 듣고 있던 어떤 평범한 기술자가 질문을 던졌다.

 

지금 꽤 많은 인원이 모였고, 어떤 상황인지도 정리가 되었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패트리샤는 대답했다.

 

좀 장황하겠지만 답을 하겠습니다. 

 

함장은 의외로 허점이 많으면서도 의외로 용의주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권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본국에 알리는 것은 어떨까요?

함장은 우리가 외부와 교신하지 못하도록 막아 뒀습니다. 통신 장비들을 고장 내 버렸죠.

 

어찌어찌해서 통신 장비를 고쳐서 진실을 밝힌다 해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지금 인사 관계자들은 썩을 대로 썩었습니다. 내부고발을 한다면 오히려 우리가 불이익과 처벌을 받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함장의 행동을 묵인하고 조용히 넘어간다면 괜찮을까요?

다른 대다수의 함대원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우리로서는 곤란합니다.

 

언젠가는 프로토스 보호령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작은 행성에서 벌어졌던 일도 알려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그에 알맞은 처벌을 받게 될 테죠.

 

함장 역시 이 점을 예상하고 있을 겁니다.

 

혹시라도 이 범법 행위가 알려진다면 비교적 덜 협조적이었던 우리 쪽에서 혐의를 뒤집어쓰도록 조치를 취했을 것입니다.

 

한 함선의 함장이니 기록을 열람하고 조작할 정도의 권한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여기 계신 부함장님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적극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원주민들에게 상황을 이해시키고, 원주민들을 도와서 함께 함장과 수하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관측해 본 결과, 그들은 생각보다 미개하지 않습니다. 점잖고 말이 통하는 이들이니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함장이 계획을 포기하도록 말로 설득하거나, 어쩔 수 없다면 전투도 필요합니다.

 

가만히 있다가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뭐라도 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어떤 고위 기사가 말했다.

 

멋진 계획이군요. 마치 전설 속에서나 있던, 정의로운 자들의 모험 이야기 같습니다.’

 

그들은 몇몇 대화와 연설을 통해서 무엇이 되었든 적극적인 행동을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들이 나오려던 때였다.

 

어떤 광전사가 다급히 달려와서 말했다.

 

고양된 분위기를 망쳐서 유감스럽지만 

 

이렇게 토의하고 있는 동안 함장이 이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저글링들을 살아 있는 채로 잡아 온 듯합니다.

 

테란과 저그 거주지 사이의 오솔길에 모여 있던 개체들을 잡아 왔는데, 아직까지 추가적인 공격은 하지 않았습니다.’

 

패트리샤가 중얼거렸다.

 

이제쯤 뭔가 저지를 것 같기는 했지만, 좀 특이한 방식이군…….’

 

그리고 그녀는 다시 모두를 향해 말했다.

 

우리도 알맞은 대응을 해야 합니다!’

 

모여 있던 이들의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이런 소란스러움을 뚫고 템페스트가 말했다.

 

저글링들을 구출해서 군락지에 다시 데려다 준 뒤 우리에 대해 소개하면 원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인 이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저글링들이 갇혀 있는 장소부터 찾아야 했다.

 

그들 중에는 카슨을 비롯한 훌륭한 기술자들이 많았다.

 

덕분에 그들은 몇 시간 후 순찰 시스템을 해킹했고, 함선 전체를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저글링들은 한 실험실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저글링들을 몰래 데려와야 했다.

 

템페스트가 말했다.

 

아무래도 이런 임무는 소수 인원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자원하실 분 있습니까?’

 

그때까지 말없이 있던 니키타가 대답했다.

 

내가 제일 나을 거야. 나 혼자만으로도 충분할걸?

 

최소 인원으로 경비원을 상대해야 하니까 내가 적임자잖아.’

 

템페스트가 말했다.

 

좋아, 니키타. 우리가 여기서 상황 감시하면서 계속 교신할게.’

 

니키타는 실험실 안으로 바로 이동했다.

 

저글링들은 놀랐지만 니키타가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하자 가만히 있었다.

 

저글링들을 쭉 둘러보던 니키타의 시선이 톰 쪽으로 멈췄다.

니키타는 톰에게 말했다.

 

우와,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니 역시 신기하네.

 

,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그냥 들리는 거야?’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1. 18. 12:09

16

 

사실 템페스트는 에리카의 계획에 대해 이전부터 그런대로 눈치채고는 있었다.

 

칼라로 연결된 칼라이들 사이에서 무언가를 숨긴다거나 속임수를 쓴다거나 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템페스트는 이런 비양심적인 프로젝트에 동참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딱 잘라 거절했다.

 

그러나 에리카는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여유 있게 말했다.

 

참 고지식한 친구로군. 아이어가 폐허가 되고, 모든 것이 무질서한 지금 세태에 그런 원칙, 규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

자네도 이제는 대울의 의미가 퇴색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부함장도 눈치를 챘을 것 같지만, 본국의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함선 내의 대부분의 인원도 이미 나와 한 배를 탔네.

 

자네를 설득하는 게 거의 마지막이지.’

 

 

 

에리카의 말대로 함선 ‘var’에 탑승한 대부분의 프로토스들은 꽤 오래 전에 에리카와 한편이 된 상태였다.

 

이 행성 근처에 오기도 훨씬 전부터 하나둘씩 그녀와 함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 중 중요한 이들은 자신들에게도 한몫 챙겨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머지는 그저 명령을 따르는 일개 병사들일 뿐이었고 에리카의 계획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에게 반기를 들 만한 몇몇 함대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는 일은 마지막으로 미뤄 두었다.

 

그건 나름대로 그녀의 전략이었다. 대다수의 함대원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뒤에

나머지를 다수의 힘으로 눌러서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끔 하려던 것이었다.

 

남아 있던 그 몇몇 함대원들에는 템페스트, 고위 기사단, 그리고 그 외에도 몇 명이 있을 뿐이었다.

아주 적은 인원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소수자라는 것은 분명했다.

 

게다가 본국에 내부고발을 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했는데,

어차피 본국의 관계자들에게도 뇌물이 골고루 뿌려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머릿속으로 대충 정리한 템페스트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함장님의 제안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에리카는 좋을 대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잘 생각하게.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나?’

 

 

템페스트는 여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꾸 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 이후로 며칠 동안, 그는 처리할 업무도 없었고 27일 이후로 에리카가 따로 다른 말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할 일 없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표면적으로는 이상할 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덧 달이 바뀌어 71일이 되었다.

 

템페스트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니키타가 순간이동해서 들어왔다.

 

안녕?’

 

으아, 놀랐잖아!’

 

 

 

니키타는 히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새로운 정보를 가지고 왔지.’

 

 

템페스트는 대답 없이 멀뚱히 니키타를 봤다. 니키타는 그 새로운 정보를 말했다.

 

너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 고민하고 있지? 하지만 그러면 너한테 안 좋을걸.’

 

무슨 의미야, 니키타?’

 

함장이 약 잘 쳐서 목적을 이룬다고 하자. 당장은 별 문제 없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부정부패를 잡겠다고 조사가 이뤄질 거야.

 

그 때를 대비해서 함장은 자기가 한 일을 뒤집어쓸 누군가를 준비하겠지.

함선 기록을 조작하는 것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 누군가가 아마도 네가 될 거야.

 

확실하진 않아. 너 하나가 될 수도 있고 여럿이 될 수도 있지.’

 

놀라운데. 어차피 그분 계획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이렇게까지 되면 절대 협조하면 안 되겠어.

 

그렇지만이미 대부분의 대원들이 함장님과 함께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대원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건 걱정 마. 고위 기사단은 너와 같은 생각이니까. 고위 기사단 말고도 동료들은 얼마든지 많다고!

 

어쨌든 너는 우리와 같은 생각이니까, 동지가 되어 줘.’

 

고마워, 나야 좋지.’

 

 

 

평소에도 니키타를 비롯한 고위 기사단과 친한 편이었던 템페스트는

니키타와의 대화를 통해 동지들이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힘을 얻었다.

 

마침 이어진 니키타의 말은 템페스트에게 더 큰 안도감을 주었다.

 

우리의 의견이 같다는 건 이렇게 확실해졌네.

그렇다면 뭔가 행동을 해야겠지. 함장이 제멋대로 구는 걸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으니까.

 

우리가 생각해 둔 게 있어.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할 수도 있지. 대부분의 계획은 패트리샤의 머리에서 나왔어.’

 

 

 

그리고 니키타는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니키타를 따라서 간 곳에는 거의 모든 고위 기사들이 모여 있었고,

기술자들과 조종사들도 몇 명 보였다.

 

니키타는 템페스트에게 말했다.

 

보다시피 나머지 동지들은 다 모여 있고, 네가 마지막으로 온 거야. 함장에게 마지막으로 불려 간 게 너거든.

 

누구누구 있는지 둘러봐. 대부분 누군지 알고 있지?’

 

 

 

템페스트는 말했다.

 

, 거의 아는 분들이네.’

 

 

 

모여 있던 프로토스들은 템페스트와 니키타를 발견하고는 반가워했다.

그 중 하나가 템페스트에게 말을 걸었다.

 

부함장님도 오셨군요!’

 

 

 

그녀는 항해사였고, 이름은 패트리샤(Patricia)였다. 나이는 365세였다.

템페스트도 그녀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인사했다.

 

패트리샤는 템페스트에게 조곤조곤히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부함장님은 특히나 함장님을 도왔다면 곤란했을 겁니다.

 

다른 항해사들에게서 정보를 캐냈는데, 함장님이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신 뒤에 기록을 적당히 조작해서

 

부함장님에게 책임을 떠넘길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대로 계셨으면 곤란한 처지가 되었을 겁니다.’

 

 

 

템페스트는 그녀의 말을 듣고 놀라면서 말했다.

 

니키타가 말해 줬습니다. 그래도 말해 줘서 고맙습니다.

여기 오길 잘한 것 같군요.’

 

곧이어 패트리샤는 옆에 서 있던 다른 프로토스를 소개했다.

 

 

 

이쪽은 차원장인 카슨(Carson)입니다.’

 

카슨(Carson)이라 소개된 그 프로토스는 621세의 노련한 기술자였다.

 

이런 식으로 모인 프로토스들은 서로서로를 소개받았고, 본격적으로 비장한 작전 회의를 시작했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6. 1. 11. 14:24

15

 

621일 오후였다.

 

테란과 저그는 그들의 작은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프로토스 함선에서는 갑자기 안내 방송이 나왔다.

 

엔 타로 테사다르(En Taro Tassadar).

 

지금부터 에리카 함장님의 명령을 전달하겠습니다. 전 함대원 여러분은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6시 정각에 함선을 행성의 넓은 평야 지대에 착륙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부함장 템페스트 님, 일등 항해사 피닉스(Phoenix) ,

 

……

 

지금 호명한 분들에게는 15분 후에 착륙 지접의 좌표를 전송해 드리겠습니다.

 

나머지 함대원들은 각자의 임무에 집중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을 들은 프로토스들 중 일부, 특히 고위 기사단들은 웅성거렸다.

그들의 웅성거림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이상하군, 분명 거주민들의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확인만 해 본 뒤 물러갈 계획이지 않았나! 갑자기 엉뚱한 지시를 내리다니.’

 

그러게 말이군. 무슨 일이지?’

 

이건 분명 뭔가가 있는 것이네! 착륙하지 않고도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말이지.’

 

자네 말이 맞아. 확실히 좀 이상해. 요즘 들어 함장을 본 적이 거의 없단 말이지.

부함장만 자주 보이고. 함장이 우리를 피하는 것 같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프로토스들은 이 모순된, 갑작스러운 지시에 대해서

별다른 놀라움을 표출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각자의 할 일에 집중했다.

 

템페스트는 일등 항해사 피닉스에게 말했다.

 

지금 이 상황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계획에는 전혀 없던 일이잖습니까.

갑자기 착륙이라니, 그럴 필요가 조금도 없는데 말입니다.

 

피닉스 씨 생각은 어떻습니까?’

 

피닉스 역시 대부분의 프로토스들처럼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함장님께서 이런 명령을 내리신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보다 곧 좌표가 전송된다고 하니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오히려 그는 템페스트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왜 문제 삼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함장님께서 직접 내린 명령을 거부하실 작정입니까, 부함장님?’

 

템페스트는 아직도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어쨌든 그는 피닉스가 던진 협박조의 말에 적당히 대답했다.

 

, 지시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한 건 아닙니다.. 단지 이 명령의 이유가 좀 궁금했을 뿐이지……. , 별로 특별한 뜻은 없었습니다.’

 

오후 4시 정각에 함선은 행성에 착륙했다.

 

은폐 장치는 가동 중이었지만, 헤이든이나 베네딕트 등은 어렵지 않게 함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함선이 멀리 있어서 작게 보이기는 했지만 감시군주 등은 시야가 넓어서 웬만큼 먼 거리도 문제없었다.

 

그들은 꽤 오랜 기간 동안 함선에서 나오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프로토스 함선 내에서 어떠한 큰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627일이었다.

 

함장 에리카는 함장으로서 함선 내에서의 모든 일들을 총괄했다.

그런데 그녀는 실무에 있어서는 비교적 하는 일이 없었다.

 

때문에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에 혼자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한두 명의 함대원을 따로 만날 때가 있었다.

 

그들 간에는 어떤 교섭과 모의가 있는 듯하였다.

 

그녀는 특히나 고위 기사단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다.

그들이 뭔가 수상하다고 의심할 만도 했다.

 

게다가 그녀는 부함장 템페스트마저도 잘 만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627일의 언젠가에,

함장 에리카는 부함장 템페스트에게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는 전갈을 보내 왔다.

 

템페스트는 어리둥절해하며 함장실로 갔다. 그곳에는 에리카 혼자 있었다.

그녀의 언행은 평소보다 훨씬 친절했다.

 

그녀는 실실 웃으며 본론을 꺼냈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려나…….

 

확실히 이 행성은 정말 찾아보기 드문 괜찮은 곳이야.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 많지!

 

테라진 가스나 갖가지 희귀한 광물, 귀한 원석들, 심지어 금지된 약물까지 있지.

 

자네도 알다시피, 어쩌면 내게 제독으로 승진할 기회가 올 수도 있네.

 

그렇지만그러려면 인사 담당자들에게 여기에 걸맞는 성의를 보여야 하지.’

처음에 상황을 잘 모르고 앉아 있던 템페스트는 이쯤 되자 굉장히 언짢아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리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불행히도 난 아직 그만한 여력이 없다네.

 

하지만 이 행성의 보물들을 손에 넣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런데 이곳 원주민들의 거주지에 온갖 귀한 광물이 매장되어 있어서,

그 광물을 채굴하려면 어쩔 수 없이 거주지를 파괴하고 토착민들을 쫓아내야 하지.

 

이런 대규모 사업에는 부함장의 도움도 필요하니웬만하면 협조해 주면 좋겠네.

그리고 자네도 많은 지분을 갖게 될 것이네! 나도 좋고 자네도 좋은 일 아닌가?

 

그러니 협력해 주었으면 하네.’

 

템페스트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잘라 말했다.

 

한마디로 행성에 원래 살던 토착민들을 희생시키고 뇌물을 마련하겠단 말씀인 것 같습니다만, 저는 무조건 반대입니다.

 

함장님이 하시려는 일은 대울(Dae'Uhl)까지 위반하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프로토스 보호령(Protoss Protectorate)이 세워진 뒤로 대울의 의미가 많이 약해졌고 세부 조항이 변경되기는 했지만,

그 기본 정신은 어쩌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진리입니다.

 

애초에 우리가 변방 행성들을 순찰하러 온 이유를 잊으셨습니까?’

 

대울(Dae'Uhl)은 프로토스 사회의 매우 중요한 원칙으로, 그 유래는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어에서 프로토스를 발견한 젤나가는 프로토스를 진화시켰다.

 

프로토스는 젤나가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들을 존경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젤나가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회피하게 되었다.

 

결국, 젤나가들은 프로토스에 대한 그들의 실험이 실패했다고 결론짓고는 아이어를 떠나려 했다.

 

그런데 자신들의 신이 떠난다는 것을 알게 된 프로토스는 젤나가의 함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대부분의 젤나가들이 죽는 비극이 일어났다.

 

남은 젤나가들은 몰래 함선을 타고 쓸쓸하게, 그리고 영원히 아이어를 떠났다.

 

신들이 영원히 떠나자 프로토스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으며 이로 인해

끝없는 전쟁(Aeon of Strife)’이라 불리는 내전이 발생하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은 지속되었고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프로토스는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젤나가의 가르침을 연구하던 프로토스 학자 카스(Khas)는 전쟁을 종결시킬 방법을 찾아냈다.

 

그 방법은 고대에 존재했던 정신적 링크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었다.

카스의 노력으로 끝없는 전쟁은 종결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프로토스는 위대한 임무라는 의미를 지닌 규율, ‘대울을 만들었다.

 

대울은 자신들보다 약한 종족을 보호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도록 돕는다.’는 내용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프로토스들은 지난날에 젤나가들이 저질렀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지배를 받는 종족을 인위적으로 조종하거나 간섭하지는 않기로 했다.

 

프로토스는 평화롭게 살고 있는 허약한 종족들을 보호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보호받고 있는 종족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지 못하도록 숨겼다.

 

덕분에 수백의 외계 종족이 프로토스의 보호 아래 번성하였고,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을 멀리서 보호하고 있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대울이 생겨난 직접적인 계기는 칼라스 중재(Kalath Intersession)’ 사건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따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어쨌든 에리카의 계획은 단순한 부정부패의 차원을 넘어서서 그들의 기본 규율인 대울을 위반하는 것이었다.

 

 

 

 

 

 

 

 

 

 

 

Posted by 깜찍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