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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팬픽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9화 9화 ‘별똥별 쏟아지는 지붕’ 아래에 함께 사는 세 친구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친구들과의 모든 추억을 풀어놓고 싶지만 그러면 지나치게 긴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 기억들을 고르고 골라서 여기서는 조금 간단하게 써야겠다. 어쩌면 훗날 나머지 기억들도 모두 기록으로 만들어 놓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럴 만한 시간도 충분히 있다. 지금의 이 행성에서는 말이다. 바쁜 연구원으로 지내다가 여유로워지니 처음에는 기분이 이상했다. 심지어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기도 했다. 쓸데없고 배부른 걱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관점은 인정한다. 이와 관련해서 잭과 대화한 적이 있다. “나도 처음엔 그랬어. 바쁠 때는 간절하게 쉬고 싶었지. 어딘가로 떠나 버리고 싶었어.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됐지! 여기로 떠나 왔고, 얼마든지..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8화 8화 마을은 우리의 낙원이 되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여기로 갑자기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다양하고 또 두려움으로 가득 찬 추측들을 만들어냈지만 다행히도 실제와는 딴판이었다. 선생님들을 만나고, 아늑한 집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는 동안 두려움은 점차 사라져 갔다. 날 데려온 그 유령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런 사탕발림은 대부분 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경우는 아니었다. 오해하고 의심한 것이 조금 미안해질 뻔했다. 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그는 친절함을 연습해야 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동료 요원들 중에서 가장 풍부한 감정 표현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큰 업적을 달성했다! 여전히 이것저것 의심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유라는 한동안 음식에 독이 들어 있을까 걱정해서 ..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7화 7화 에이든 폭스(Aiden Fox), 데이비드 핸슨(David Hanson), 유라 이(Yura Yi). 같은 집에 배정된 친구들의 이름들이다. 에이든은 2477년생, 데이비드는 나와 같은 2476년생, 유라는 2475년생이다. 그날 우리는 집을 구경했다. 아주 근사한 집이었다. 나는 집을 이루는 색들에 주목했다. 색상, 채도, 명도, 빨강, 녹색, 파랑 수치를 제시하면 간단한 응용 프로그램으로 그 색상들을 쉽게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 그 빛들을 측정해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직접적인 이유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추억을 ‘정확’하게 복원해 내야만 할 이유도 못 찾겠다. 집의 지붕은 짙은 푸른색이었다. 매력적인 지붕이었다. 위를 향해 큰 창문이 나 있었다. 천장의 ..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6화 6화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이동했다. 하필 아무도 시계가 없어서 시간의 흐름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길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초반처럼 신나게 놀기만 했다면 훨씬 더 짧게 느껴졌겠지만……. 어쨌든 도착하기도 전에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착했다. ‘진짜’ 타소니스였다. 잠깐, 이러면… 가짜 타소니스도 있다는 것이 되는 건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진짜’, ‘정말’, ‘사실’, ‘솔직히 말해서’ 같은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도 많이 입력되다 보니 가끔 무의식적으로 출력되지만 가급적 덜 쓰려고 한다. 꼭 필요한 때에는 그런 말들을 쓴다. 그런 말들이 없으면 부자연스러워지는 상황이 제법 많다. 거짓말쟁이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이렇게 된 걸까. 이야기가 완전히 ..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5화 5화 타소니스 여행, 확실히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더 어릴 때부터도 나는 충분히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그때 통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침 멀지 않은 집에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나는 그 낯선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고 빠른 걸음으로 말없이 집으로 걸어갔다. 이렇게 충분히 수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만약 당시의 내가 불친절하고 예의 없는 어린이라고 생각했다면, 좋을 대로 생각해도 된다. 그런 논평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였다. 몇 걸음 걸어가자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도 있을 텐데, 그것도 싫어?” 하, 그건 더욱 재미있었다. 나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대로 뛰어갔다. 달리기 실력은 영 형편..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4화 4화 다시 한 번 내 이름부터 명확히 해야겠다. 내 이름은 그레이스 쿠퍼(Grace Cooper)다. 나는 2476년에 코랄 IV에서 태어났다. 짧게 ‘코랄’이라고 불리곤 하는 곳이다. 코랄은 과거에 타소니스 출신 정착민들, 즉 테란 연합이 건설한 식민지였다. 코랄은 곧 테란 연합의 핵심 행성 13개 중 하나가 되었으며, 발전된 과학과 연구 시설로 연합의 군사 및 기술적 진보에 많은 공헌을 했다. 하지만, 다른 핵심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코랄 IV 역시 하나의 피지배 행성일 뿐이었다. 그것도 부패한 타소니스의 ‘오래된 가문’이 지배하는 테란 연합에 속한 행성이었다. 나는 코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나의 유년기는 행복했다. 행복했다고 추억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객관적으로 충분히 좋은 유년기를 보..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3화 3화 그레이스 쿠퍼(Grace Cooper). 2504년 새해 언덕 위에서 아주 오랜만에 별을 보고 있던 사람이다. 그리고 나다. 앞부분에는 내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으니 ‘나’라는 말을 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안 되겠다. 내 친구 잭은 억지로 침착한 척을 했다. 우리는 어제 만났던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인사했다. 하지만 잭은 몇 초 안 지나서 발광하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에는 미지근한 반가움을 느끼는 정도였지만, 친구의 상태에 곧 전염되었다. 우리는 평소보다 한 옥타브 정도 높은 목소리로 “얼마만이야, 284!” “참 극적인 상봉인데, 220!” 하고 인사했다. ‘220’과 ‘284’에 대해서는 좀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그리고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여러 방향으로 돌려가며 연속 5회 실시했다. ..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2화 2화 그날 밤이었다. 레이아는 몰래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노력했고 거의 성공했지만 집을 나가기 직전에 난로를 발로 찼고 큰 소리가 났다. 그 때문에 샬롯이 부스스 깨어나서 레이아를 발견했다. “어디 가? 다 자고 있을 시간인데.” 레이아는 변명거리를 생각하려 했지만 포기했다. “행성 밖으로 갈 거야.” 샬롯은 그 말을 듣고 완전히 잠이 깨 버렸다. “에에? 갑자기 왜?” “발레리안 멩스크(Valerian Mengsk)가 부탁한 게 있어서.” “어떤 부탁인지 물어보면 곤란할까? …그렇겠지?” 레이아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분이 나한테 베풀어 준 걸 생각하면 아주 쉬운 일이야. 신경 억제제를 제거해 나의 빼앗긴 인성을 찾아 주고, 혼란을 덜..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te)' - 2부 1화 1화 2503년 연말의 한 하루였다. 이건 좀 애매하다. 정확한 날짜를 쓰고 싶어졌다. 2503년 12월 22일. 작고 아름다운 외딴 행성의 주민들은 즐겁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항상 평화롭기만 한 무료한 일상도 좋겠지만, 종종 위기도 있고 우연한 사건도 있다면 그 평화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일단 잭 스미스(Jack Smith)를 만나 보자. 그는 우모자 출신으로 프로토스에 대해 연구하던 사람이다. 연구 자료를 두고 행성에 온 뒤로 그가 과학자로서 일할 일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는 살아 있는 연구 자료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한결 더 활기차게 살게 되었다. 그의 지식은 아주 유용하다. 그는 프로토스 주민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프로토스의 신비한 고대 과학 기술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지금 .. 더보기
스타크래프트 팬픽션 '행성(The Planet)' - 2부 프롤로그 프롤로그 어느 평범해 보이는 날, 코랄 IV 인근의 한 우주 정거장. 정거장에는 많은 여행객이 있다. 그들이 이곳에 있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여행에 들떠 있는 민간인 여행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범상치 않은 한 소녀가 있다. 적갈색 단발머리의 작고 가냘픈 이 소녀는 한 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이 소녀는 한 성인 여성을 연행하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그 누군가는 검은 머리를 높이 올려 묶고 있었고, 소녀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역시 앳된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네, 언니.” “그래, 그렇지……. 친구로서의 반가운 재회 이전에 먼저 할 일이 있겠는데.” “그 일이란 게 뭐야?” “길게 말할 것도 없어. 그 사람은 내가 데려가야 해.” “그건 곤란한데. 내가 받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