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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덕궁 후원 관람 (부용지, 애련지, 옥류천)

 

 

 

 

작년에는 한 학기당 들을 수 있는 학점 수를 거의 다 채워서 들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좀 적게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공강도 있습니다. 월공강과 금공강은 전공수업이 있어서 할 수 없었고 수공강을 만들었습니다. 수공강의 장점은 중간에 쉬어 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수요일에는 여러 가지 특별한 기획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과제를 해결하면서 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기도 하죠. 한번은 창덕궁 후원을 둘러보았습니다. 비원(Secret Garden)이라고도 불리는 후원은 제가 전부터 꼭 가 보고 싶었던, 말하자면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곳입니다.

 

 

 

 

 

 

 

 

후원 관람을 하려면 전각 관람도 해야 해서 둘 다 예약을 했습니다. 어쨌든 주 목적은 후원이었기에 전각은 조금만 보고 후원 구경을 여유롭게 했습니다.

 

 

 

 

 

 

 

 

 

 

 

 

그나저나 옛날에는 이 수려한 정원이 아예 개방이 안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봅니다. 창덕궁관리소 홈페이지(cdg.go.kr)에 쓰여 있는 내용을 가져와 보면, 기본적으로 '관람 코스를 문화재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관람하는 제한관람'이었는데,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설이 중단되고 '관람 동선 내에서 자유 관람'을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이 상황이 오히려 특별한 기회로 느껴지는 면도 있었습니다. 안내를 들으며 관람하면 정보는 더 많이 얻겠지만 그건 전염병 시국이 끝나고 하면 될 일이고, 지금은 아무 때나 못 하는 자유 관람을 즐길 수 있으니 이 기회를 한 번쯤은 반드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장소들의 표와 브로슈어 등등을 모아 놓고 나중에 펼쳐보는 것도 참 즐겁습니다.

 

 

 

 

 

 

 

 

이 안내에 쓰여 있듯이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은 근처에 이미 존재하는 자연을 잘 활용한 느낌입니다. 서양식 정원, 일본 정원, 중국 원림 모두 멋지지만 한국 전통 정원 특유의 분위기도 참 좋네요.

 

 

 

 

 

 

 

 

이때는 이른 봄(3월 10일)이어서 꽃도 잎도 없는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가지만 있는 나무가 많다는 건 겨울도 마찬가지지만 이른 봄만이 주는 풍경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창의 봄과도 다르고 겨울과도 다른 그런 풍경 말이죠.

 

 

 

 

 

 

 

 

 

 

 

 

나무들이 많은 언덕 길을 어느 정도 걷고 나니 부용지, 애련지 등 이름만은 여러 번 들어 봤던 연못들의 실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나오는 옥류천 등등 모든 곳의 경치가 좋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부용지입니다. 네모난 연못 가운데에 동그란 섬이 있는 것은 하늘은 네모지고 땅은 둥글다는 전통적인 관념이 표현된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저곳을 보면서 '조선왕조실톡'의 에피소드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정조가 친한 신하들에게 퀴즈를 내거나 시작(詩作)을 시키고 제대로 못 하면 저 둥근 섬에 유배(?)를 보내서 다 같이 웃으면서 노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춘문 너머에 무슨 재미있는 유리 온실 같은 것이 보이네요. 카카오맵을 켜 보니 '대온실(식물원)'이라 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저기도 가 보고 창경궁도 가 보고 싶네요. 이왕이면 후원도 한 번 더 보고, 창덕궁 전각도 좀 더 보고 싶고요.

 

 

 

 

 

 

 

 

그러고 보니 가고 싶은 곳들이 꽤 많네요. 물론 이곳들을 반드시 전부 가 봐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대략 내년부터 오랫동안 강도 높은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바람을 진지하고 간절하게 갖고 있는 건 저로서는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닐 겁니다.

 

 

 

 

 

 

 

 

내년은 내년의 일일 테고, 지금 시기로 말하자면 가고 싶은 곳들의 목록 중 많은 수를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수업도 듣고 책도 읽고 여행도 하면서 말 그대로 자유롭게 교양을 넓히고 있습니다. Liberal arts라는 표현에서 엿볼 수 있는 그런 자유죠.

 

 

 

 

 

 

 

 

 

 

 

 

저기 보이는 돌로 만든 낮은 문의 쓸모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벽과 건물들이 쌓여 있는 느낌을 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보기에 아주 근사했습니다. 저 담을 넘어가서 한 층씩 구경하는 상상도 해 봤습니다. (실행에 옮긴다면 문화재를 존중하는 태도도 아니거니와, 그렇게 할 만한 능력도 없으니 당연히 상상에 그쳤습니다.)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입니다. 확실히 정전은 다른 전각들에 비해 특별히 위엄이 있군요. 이 위엄을 만드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지만 딱 보기에 분위기가 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