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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강동묵 외 13) (나름북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에는 '일하다 죽는 사회에 맞서는 직업병 추적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도 자꾸 사람들 심리를 분석하고 싶어지니 이것 참 직업병이야' 이런 식으로 쓰이는 농담으로서의 직업병이 아니라 진폐증 같은 정말 심각한 직업병을 말하는 것이었죠. 방금 전에 작은따옴표로 묶어서 써 놓은 문장은 가벼운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쓴 것이어서 농담이라고 했습니다만,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가 된다면 실제로 직업병이 될 수도 있겠죠. 이 책에서는 몸뿐 아니라 마음의 직업병도 다룹니다. 한 가지 사례는 콜센터 상담원의 스트레스입니다. 직업병과 산업재해 문제는 좋게 해결되는 예를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이 경우는 해결한 사례도 나옵니다. 어떤 콜센터는 직원에게 전화를 끊을 권리를 주어 이 문제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하네요.

 

 

 

 

 

 

 

 

 

 

 

 

직접적으로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몸의 직업병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이 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운 좋으면 실명이고 운 나쁘면 사망이라고들 하는 메탄올을 에탄올 대신 써서 비극이 일어난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에필로그 직전에는 '현장실습이라 불리는 어린 노동자 착취의 굴레'라는 주제가 나왔는데 이것도 아주 심각합니다. 특성화고에 다니면서 진로 설계를 해 온 건실한 청소년들이 어떻게 착취를 당하고 있는지 자세히 밝히고 있었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아서 필요 이상의 고학력자가 양산되니 취업 경쟁이 심각한 것이다, 전공도 못 살릴 대학을 가느니 빠르게 취업하는 것이 낫다, 또는 지금 청년들은 너무 눈이 높아서 취업을 못하는 것이다, 이런 말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네요.

 

 

 

 

 

 

 

 

책이 집에 도착하고 처음 펼쳐봤을 때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장과 학교의 식탁에 오르는 따뜻한 밥에 '엄마'의 손맛을 기대하깁단 '노동자'의 수고로움을 느끼는 감수성이 퍼지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 일은 최소한 조리급식 노동자의 골병이 직업병으로 흔연히 인정받게 되는 일로 확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