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섭 선생님의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읽을 일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가 보니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 나란히 꽂혀 있네요. 메디컬 계열을 지망하는 고등학생 분들도 많이 읽는 책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알게 된 책인데 전부터 제법 알려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의 문제의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될 것입니다.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다.' 이건 앞으로도 문득 생각해 봐야 할 문장인 것 같네요. 이 책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건강에 주목하며 주류 지식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과학이나 의학 자체와 반대로 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저자는 누구보다 과학적 사고방식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인용구로 유명한 갈릴레이, 혈액이 몸 끝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순환한다는 것을 밝혀내어 갈레노스의 이론을 부정한 하비, 인구의 일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지식에 질문을 던지는 이 책 모두 과학 정신의 현현입니다. 공감이 이성의 대척점에 놓인 것으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꼭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책들은 공감과 과학이 같이 가는 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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