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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가 온다 - 진화를 지배하는 놀라운 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제니퍼 다우드나, 새뮤얼 스턴버그) (프시케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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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제목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CRISPR-Cas9을 개발한 분이 직접 쓴 책이니 신뢰도도 높다고 할 수 있겠죠. 1부와 2부는 각각 '도구'와 '과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초점이 서로 다릅니다. 둘 중 한 부분만 있지 않고 둘 다 있어서 좋은 과학 교양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부는 CRISPR-Cas9의 원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이전에는 어떤 도구들이 있었으며 이것들과 비교해 크리스퍼만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크리스퍼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 개발되었습니다. 이제는 목록을 만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생물이 크리스퍼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크리스퍼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전의 유전자 편집 도구들과 비교해 값이 싸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특성일 겁니다. 사용법도 간단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고등학생도 할 수 있다고 표현해 놓았습니다. 이렇다면 개인들도 이 도구로 창의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부는 크리스퍼의 파급력에 대한 저자의 오랜 고민이 담겨 있는 부분입니다. 당연하게도 유전자 편집 기술은 잘못 사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이 기술을 '안 쓰는 것이 비윤리적일'지도 모릅니다. 유전병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 및 식량 문제를 떠올려 보면 그렇죠.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늘 이런 결론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어차피 누군가는 할 거다. 막을 수 없다면 투명성이라도 있게 해서 서로 적절히 감시를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