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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길 위에서 (홍석경) (어크로스)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요새는 아이돌 그룹의 개수가 춘추전국시대를 떠오르게 할 만큼 많아서 흐름을 거의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이름만큼은 아주 눈에 띄었는데 바로 BTS였죠. 뉴스에 자주 나와서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분들의 음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앱에서 신착 도서를 보다가 제목에 BTS가 들어간 책을 발견하자 얼른 빌렸습니다. 사실 옛날에는 수험 때문에 일부러 마음을 안 두려 했던 것이지 원래부터 조금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타오르네', 'IDOL' 등 몇몇 노래가 취향에 맞는다고 느끼고 있었죠. 한마디로 약간의 호기심 정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BTS 길 위에서'는 이제 하나의 현상이 되어 있는 BTS와 아미에 대한 좋은 입문서가 되어 주었습니다. 초반부터 관심이 가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자는 전작 '세계화와 디지털 문화 시대의 한류'의 마지막 장에서 케이팝 음악이 갖는 '무정치성의 정치성'을 논했다고 말합니다. 케이팝은 '가시적이고, 쉽게 접근하며, 굳이 누군가 트집잡을 만한 측면이 많지 않고, 어떤 미학적·윤리적·정치적 위험도 없는' 문화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저서가 나온 후 몇 년이 흐르며 케이팝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BTS는 동시대의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에 주목하여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책을 계속해서 읽으면서 이 그룹이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서서히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가사를 직접 인용하며 분석하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한마디는 '스스로를 사랑하라'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몇 마디 말로만 던져 놓는다면 자칫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메시지는 하루이틀 동안 쌓아올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만 봐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팬들은 멤버들의 모든 활동이 연기가 아닌 진심이라 확신하며 그들의 말과 노래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유튜브, 트위터, VLIVE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소통은 이들의 유대감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BTS와 팬들의 유대감'과 '팬들 사이의 유대감' 둘 다 아주 깊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이 책에는 세계 각지의 아미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그들의 말로부터 이와 같은 유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TS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전 세계에 친구들이 생기는 셈이기 때문에 더 열정적인 아미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팬들이 이런 우정으로부터 큰 위안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제법 낭만적이라는 생각입니다. 팬심이라는 형태의 사랑으로 뭉친 순수하고 목적 없는 우정이라니 아주 인상적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