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 (미디어숲) 다루고 있는 주제들 자체는 익숙한 것이 많지만, 본문으로 들어가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은 곳이 있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성장에 따라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전기차 및 수소 자동차에 대한 전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전체적으로 저자의 전문 분야인 경제와 금융에 대한 예측이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투자 선택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말이 앞부분에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오해를 방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차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의 가계 부채와 국가 부채가 위험할 정도로 많다는 이야기.. 더보기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글항아리)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제목이 참 흥미롭군요. 여러 사례가 등장하는 책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은 제 이야기 같았고 어떤 부분은 '오 저분 참 안됐군' 이런 감상이 들었습니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해서 자신이 매우 예민한 사람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약간의 거리 두기를 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는 내용이기도 하죠. 저는 뉴턴의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네요. "나는 내가 세상에 어떻게 비칠지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나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은 채 내 앞에 놓여 있는 진리의 바닷가에서 놀며, 때때로 보통보다 더 매끈한 조약돌이나 더 예.. 더보기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강동묵 외 13) (나름북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에는 '일하다 죽는 사회에 맞서는 직업병 추적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도 자꾸 사람들 심리를 분석하고 싶어지니 이것 참 직업병이야' 이런 식으로 쓰이는 농담으로서의 직업병이 아니라 진폐증 같은 정말 심각한 직업병을 말하는 것이었죠. 방금 전에 작은따옴표로 묶어서 써 놓은 문장은 가벼운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쓴 것이어서 농담이라고 했습니다만,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가 된다면 실제로 직업병이 될 수도 있겠죠. 이 책에서는 몸뿐 아니라 마음의 직업병도 다룹니다. 한 가지 사례는 콜센터 상담원의 스트레스입니다. 직업병과 산업재해 문제는 좋게 해결되는 예를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이 경우는 해결한 사례도 나옵니다. 어떤 콜센터는 직원에게 전화를 끊을 권리를 주어.. 더보기
트렌드 코리아 2021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1 전망 (김난도 외 8) (미래의창) 김난도 교수님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많은 관심과 비판을 받은 분이죠. 그러나 이분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트렌드 코리아 2021을 빌려서 훑어봤는데 현재 사회의 현상들을 잘 설명해 줄 만한 키워드들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초반부는 그래도 좀 자세히 읽어 볼 수 있었는데, 다른 일들로 인해 우선순위가 낮아지면서 다 읽지는 못하고 반납했네요. 뒷부분은 큰 제목과 소제목들 위주로 빠르게 훑어보기만 했습니다. 더보기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동아시아) 김승섭 선생님의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읽을 일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가 보니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 나란히 꽂혀 있네요. 메디컬 계열을 지망하는 고등학생 분들도 많이 읽는 책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알게 된 책인데 전부터 제법 알려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의 문제의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될 것입니다.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다.' 이건 앞으로도 문득 생각해 봐야 할 문장인 것 같네요. 이 책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건강에 주목하며 주류 지식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과학이나 의학 자체와 반대로 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저자는 누구보다 과학적 사고방식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들에.. 더보기
마농 레스코 (아베 프레보) (서문당) (+하리보 반지 젤리) '마농 레스코'는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여러 출판사의 여러 번역본이 나와 있었습니다. 동서문화사의 경우 춘희와 묶어서 한 권을 만들었죠. 춘희의 초반부 경매 장면에서 마농 레스코가 등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야기의 분위기에도 비슷한 데가 있고요. 춘희도 참으로 명작이죠. 어쨌든 이번에 보게 된 마농 레스코는 1997년에 서문당에서 나온 판본입니다. 크기가 작아서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마농은 유흥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지 주인공 슈발리에에 대한 사랑 자체는 한결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렸을 때도 슈발리에가 말하자면 그녀의 '제1 연인'인 느낌이랄까요. 확실하진 않지만 제가 기억하기로는 마농은 슈발리에가 찾아와서 설득하면 늘 다시 따라갑니다. 그래서인지 슈발리에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마.. 더보기
쉽게 배우는 단소 (안지영) (음악세계) 이번 학기에 교양 수업으로 단소를 배우고 있습니다. 초보자도 교양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실기 수업이 여러 가지 있는데 비대면 시국의 특성상 학교에서 악기를 대여하기 어려워서 이미 갖고 있는 단소를 골랐습니다. 해금이나 가야금도 흥미롭긴 하지만 사면서까지 듣기에는 역시 좀 부담스럽죠. 이 단소 수업의 교재가 '쉽게 배우는 단소'였습니다. 단소로 불어 볼 수 있는 여러 동요와 민요의 악보가 실려 있었습니다. '첨밀밀'처럼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음악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정간보와 오선보가 같이 실려 있어서 오선보로 박자를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모양은 크고 얇습니다. 이번 학기가 끝날 때쯤에는 높은 음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되면 시도할 수 있는 음악의 폭이 훨씬 넓어지니까요. 더보기
신화의 세계 The World of Greek Mythology (강대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신화의 세계'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재로 그리스 신화가 이해하기 좋게 정리되어 있는 책입니다. 제가 그전에 주로 알고 있었던 가장 유명한 신들은 주로 가이아 계열의 자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다른 계열인 카오스 및 닉스로부터 나온 신들이 갖는 의미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들은 주로 복수, 불화 등의 부정적 개념들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이 책 초반부에서는 신들이 소개되고, 이어서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지막에는 신화 이론도 짤막하게 소개됩니다. 이 부분에서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정상적인 인간 세상을 그린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리스 신화에는 엄청나게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대.. 더보기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리처드 도킨스) (김영사) 리처드 도킨스의 가장 유명한 책은 '이기적 유전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도킨스는 무신론자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죠. '만들어진 신'은 도킨스가 종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입니다. 비슷한 목적으로 이분이 쓴 또 다른 책인 '신, 만들어진 위험'과 세트로 판매되는 것을 온라인 서점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만들어진 신'은 각종 논리와 사례를 유머러스한 어조로 제시합니다. 풍자적인 구절들은 그와 비슷한 입장인 사람들에게는 웃음과 통쾌함을 주겠지만, 독실한 종교인 분들은 조금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어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책의 초반에 있었습니다. 저자의 요지는 종교를 다른 것보다 특별히 예의바르게 다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읽은 이기적 유전자의 문체를 떠올려 보니 비슷.. 더보기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청림출판)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은 돈에 대한 중요하지만 모르거나 잊기 쉬운 사실들을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는 기회비용 이야기에 주목했습니다. 소비를 하면서 기회비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생각해 보는 경우는 많지 않고, 다른 종류의 상품들끼리 비교해 보는 일은 더 적습니다. 그러나 이건 아주 유용한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어느 날 30,000원짜리 테디베어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해 두죠. 그런데 이 3만 원으로는 편의점에서 작은 간식을 15번쯤 사 먹을 수 있으며, 서점에서 고전 두세 권을 살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해 봤을 때 다른 대안들이 더 가치 있다면 저는 테디베어는 사진이나 찍어 두고 가게에서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형이 피로한 순간에 저를 위로해 줄 .. 더보기